일본, 이란·레바논에 200억 규모 긴급 무상 자금...전쟁 후 첫 지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7일, 오후 02:02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일본 정부가 이란을 비롯한 중동의 극심한 분쟁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도적 구호 자금을 투입한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전이 발발한 이후 일본이 이란 측에 직접적인 재정적 지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거대한 반미 광고판 근처를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거대한 반미 광고판 근처를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외교가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란과 레바논, 그리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 등 정세 불안과 전쟁의 참화로 극심한 인도적 위기에 직면한 중동 주요 지역에 총 1500만 달러(약 230억원) 규모의 긴급 무상 자금 협력을 단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에 확정된 전체 지원액 중 가장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이란이다. 일본 정부는 전체 예산의 3분의 2에 달하는 1000만 달러(약 153억원)를 이란 현지의 의료 체계 붕괴를 막고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지원은 이란 정부에 현금을 직접 교부하는 방식이 아닌, 국제적인 공신력을 가진 기구를 경유하는 우회 방식으로 전개된다. 일본 정부가 출연한 자금은 유엔난민기구(UNHCR)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유엔(UN) 산하 전문 기관들로 전해지며, 이들 기관을 통해 현지 병원과 수용 시설에 소독제, 붕대, 거즈 등 필수 기초 의료 소모품과 쌀을 비롯한 핵심 식량 자원으로 치환되어 현지 주민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이란 주변국이자 오랜 내전 및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통받고 있는 레바논에 400만 달러(약 61억원)를 배정했다. 이스라엘과의 오랜 갈등 및 최근의 무력 충돌로 난민 통제가 한계에 다다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도 100만 달러(약 15억 3000만 원)의 구호 자금을 긴급 편성해 분쟁 지역 전체의 연쇄적 인도주의 위기를 막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외교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이번 전격적인 지원 타이밍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이란 양측이 전격적으로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최악의 군사적 대치 국면을 지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이에 따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4일을 기해 호르무즈 해협 내에 고립돼 있던 수백 척의 민간 상선과 1만 1000명에 달하는 세계 선원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기 위한 대규모 ‘철수 프레임워크’ 작전에 착수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작전 시작 직후 일본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화물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가네코 야스시 일본 국토교통상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해당 선박들의 승조원 건강 상태와 선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기도 전에 해상 루트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피격 사건이 발생하며 국면은 다시 급랭하고 있다. 지난 25일 호르무즈 해협 공식 항로를 통과하던 싱가포르 선적의 화물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세력으로부터 기습 공격을 받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사건 직후 IMO는 선원들의 추가적인 인명 피해를 우려해 수립했던 철수 계획을 즉각 잠정 중단한다고 공표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미처 탈출하지 못한 일본 관련 선박만 여전히 35척이 묶여 있는 상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