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 1430명…주민들 맨손으로 구조작업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8일, 오전 09:15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430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주민들의 절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한 지 사흘째인 이날 사망자가 1430명으로 늘었으며, 32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에서 프랑스 민간안보 훈련·개입연대(UIISC 7) 대원들이 지진으로 파손된 건물 앞에 모여 있다.(사진=AFP)
27일(현지시간)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에서 프랑스 민간안보 훈련·개입연대(UIISC 7) 대원들이 지진으로 파손된 건물 앞에 모여 있다.(사진=AFP)
민간이 운영하는 온라인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는 6만 8900명 이상이 등록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실종자는 통신 두절로 연락이 끊긴 사례나 중복 신고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난 구호기관들이 지진 발생 후 48~72시간을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라과이라주에서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삽과 중장비, 밧줄, 맨손까지 동원해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를 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까지 구조대원 1600여 명을 태운 항공기 17대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미국, 브라질, 엘살바도르, 프랑스 등이 파견한 구조 인력이 이날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튀르키예, 영국 등도 수색·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구조대를 현지에 파견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이 재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군인과 소방관, 경찰, 군사학교 생도들이 투입됐지만 대규모 재난에 제대로 대비되지 않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해안도시 카라발레다에서 구조 작업에 참여한 밀레이디 로메로는 AP통신에 “어젯밤부터 저쪽에는 시신이 쌓여 있다. 신생아들도 있다”며 “어젯밤 8시까지만 해도 잔해 아래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구조하지 않았다. 시신 여러 구를 찾아냈지만 수습조차 도와주지 않았다. 무엇을 기다리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영방송을 통해 군과 경찰 1만 4000여명이 재난 지역을 순찰하고 있으며 현재 출입이 통제돼 특별 허가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주민들은 정부 인력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에 격분한 일부 주민들은 붕괴 현장을 떠나려던 굴착기를 막아 세우고 운전자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국영 작업반이 무너진 건물 앞에서 셀카를 찍은 뒤 별다른 구조 작업 없이 떠난 직후였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지진으로 600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만 약 200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진원이 얕은 강진이 짧은 시간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날도 규모 4.8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 활동은 계속됐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두 차례 강진에 이어 지금까지 430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비극 속에서도 희망의 순간은 이어졌다. 구조대는 12시간의 수색 끝에 생후 18일 된 남자아이를 무사히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