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식 자금 조달 67조원…AI 열풍에 5년만에 최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8일, 오후 05:1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홍콩의 주식 발행 규모가 2026년 상반기 5년 만에 최대치로 급증했다. 부진한 증시 흐름과 중국 당국의 규제에도 인공지능(AI) 열풍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열기가 이를 압도한 것이다.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에서 기업공개(IPO), 기관 대상 지분 매각, 블록딜 등 주식 발행 및 매각으로 조달된 자금은 44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수준으로, 2021년 이후 최대치다. 홍콩은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조달된 1220억달러(약 187조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푸젠성 닝더 지역에 위치한 배터리기업 CATL 본사 전경. (사진=AFP)
중국 푸젠성 닝더 지역에 위치한 배터리기업 CATL 본사 전경. (사진=AFP)
대형주들이 이를 주도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닝더스다이)과 AI 서버·고성능 전자부품 업체인 빅토리 자이언트 테크놀로지 후이저우 등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주도했다. 홍콩은 AI 공급망에 속한 중국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핵심 창구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올 들어 홍콩 항셍지수는 12% 가까이 하락했으며, 중국 정부가 상장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조치들을 내놓았다. 중동 전쟁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골드만삭스그룹의 제임스 왕 아시아 일본 제외 주식자본시장(ECM) 책임자는 “우리는 중국어권 전반의 활동이 하반기에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생태계는 계속해서 자본 형성의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상장을 대기 중인 기업으로는 전자제품 제조업체 럭스쉐어정밀, 광트랜시버 제조업체 중지이노라이트, 바이두의 AI 반도체 부문 쿤룬신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AI 공급망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상장한 기업들도 추가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지난해 비슷한 규모의 홍콩 상장 이후 50억달러 규모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1월 상장한 AI 모델 개발업체 즈푸도 이르면 다음 달 수십억달러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JP모건체이스의 페이하오 황 아시아·태평양 주식자본시장 책임자는 “지난해 홍콩 IPO 시장은 몇 건의 대형 성공 거래 이후 다시 열렸다”며 “이제 시장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반복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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