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비싼 가격·로보택시 확산…美 자동차산업 성장 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7:2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신차 판매량이 2040년까지 연간 2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구 구조 변화, 소비자 행태 변화, 고가격이 맞물리며 미국 자동차 시장이 구조적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인구 감소·이민 위축이 ‘퍼펙트 스톰’

베인앤컴퍼니의 마크 고트프레드슨 파트너는 “출산율 하락에서 시작된 인구 감소, 기술 혁신이 뒤흔드는 산업 환경이 겹치면서 자동차 산업은 이제 성장산업이 아닌 쇠퇴산업”이라며 “이것이야말로 ‘퍼펙트 스톰’”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으로 인구 증가율에 연동한 연간 1% 성장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2025년 합계출산율은 여성 1인당 약 1.6명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대체출산율 2.1명을 밑돈다. 미국은 그동안 이민자 유입으로 출산율 감소를 상쇄해왔다. 그러나 베인은 앞으로 15년간 강화된 이민 규제가 이어지면서 역사적 순 이민 유입률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수준의 저 이민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젊은층 이탈·차량 장수화로 신차 수요 이중 압박

소비자 행태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재 16세 청소년 중 운전면허를 보유한 비율은 절반에 불과하다. 1966~1984년 사이 같은 연령대의 면허 취득률 약 70%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18~34세의 신차 등록 비중도 2021년 1분기 12%에서 2025년 중반에는 10% 미만으로 줄었다. 가격 부담이 핵심 원인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텔레메트리의 크레이그 다이치 대표는 “신차 월 할부금이 4년 사이 30% 올랐고, 신차 5대 중 1대는 월 할부금이 1000달러(약 154만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오토포캐스트솔루션스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젊은 세대는 이동 수단으로 우버나 리프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차량 수명 연장도 신차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 고트프레드슨 파트너는 차량 등록 말소율을 미래 수요 감소의 ‘가장 직접적인 지표’로 꼽았다. 등록 말소는 차량이 폐차되거나 중고차로 해외에 수출될 때 발생한다. 미국 내 평균 차량 운행 연수는 2025년 기준 12.8년으로 사상 최장을 기록했다. 연간 말소율은 2000년 6%에서 2025년 5%로 낮아졌으며, 2040년에는 4.4%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게 베인의 분석이다.

◇로보택시 확산 시 추가 충격…“시장 통합 불가피”

로보택시가 15년 내 광범위하게 보급·저가화된다면 운전면허 보유 인구 비율이 현재보다 2~3%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운전자 1인당 보유 차량도 1.2대에서 1.1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베인은 전망했다. 미국 가정 10가구 중 1~2가구가 보유 차량을 한 대씩 줄이는 셈이다. 다만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베인은 전망을 수정했다. 고트프레드슨 파트너는 애초 2030년을 판매량이 1400만대 밑으로 떨어지는 시점으로 제시했으나 자율주행 기술 도입이 늦어지면서 이 시점을 뒤로 늦췄다. 그는 “이미 태어난 사람 수와 16년 후 운전 가능 나이에 도달할 인구는 이미 정해져 있다”며 “2040년 미국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은 상당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망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스는 미국 신차 판매량이 2033년까지 약 1600만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10년 전 사상 최고치인 1760만대와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세지만 베인의 장기 시나리오보다는 완만한 수준이다. 고트프레드슨 파트너는 “현재 미국 시장에는 약 450개 차종이 경쟁 중이다”며 “줄어드는 소비자를 놓고 너무 많은 업체와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어 시장 통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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