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국제선 터미널. (사진=AFP)
엔화 가치는 정부의 환율 방어 개입에도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5월 사상 최대 규모인 11조 7300억엔(약 111조 6600억원)을 환율 방어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달러·엔 환율은 이날 161.98엔까지 치솟아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번 비자 신청 수수료 인상이 일본의 관광객 급증과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사회기반시설과 공공서비스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을 찾은 관광객은 재작년 3680만명, 지난해 4260만명으로 잇따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일본 여행·관광산업은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7.5%를 차지하며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
제임스쿡대 호스피탈리티·관광경영 선임강사 질미야 캄블레는 “최근 수년간 엔화 약세가 길어진 점을 감안하면, 다른 경제 여건에서 정해진 수수료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캄블레는 이번 인상이 과잉관광을 직접 억제하려는 조치는 아니라고 봤다. 그는 “비자 수수료 인상이 과잉관광을 직접 통제하는 수단일 가능성은 낮지만, 늘어나는 방문객을 관리하는 데 드는 행정·운영 비용을 일부 메우는 데에는 다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와 함께 모든 여행객에게 부과되는 출국세도 현행 1000엔(약 9520원)에서 3000엔으로 오른다. 딜로이트 토마쓰 그룹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스지마 유키는 이 변화가 일본 출국자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커진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지마는 “외국인 여행객은 현재 일본 출국자의 74%를 차지한다”며 “관광객이 소비세 환급 대상인 만큼 일본은 이에 따른 비용 일부를 메울 필요가 있는데, 비자 발급 수수료와 출국세 인상으로 이를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이런 인상에도 “관광객 상당수가 재방문객이어서 규모가 줄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일본 광고회사 덴쓰가 실시한 ‘2025 일본 브랜드 조사’에서 응답자 1만 2400명 가운데 52.7%가 일본을 다시 찾고 싶다고 답해,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정책에는 일본 국내 정치적 배경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모넥스 그룹의 제스퍼 콜 전문이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숙련 이민자에게 명시적으로 ‘문을 여는’ 정책을 폈다면, 그가 후계자로 점찍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오버투어리즘과 과잉이민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지는 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달 참의원에서 영주권 신청과 체류자격 변경 수수료 상한을 각각 1만엔(약 9만 5190원)에서 30만엔(약 285만 5790원), 10만엔(약 95만 1930원)으로 올렸다. 늘어나는 이민을 관리하는 행정 비용을 충당하고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려는 조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