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무관 "두달 전 개입, 의미 있었다 생각…美도 이견 없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1일, 오후 06:5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엔화 가치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한 가운데, 일본 외환당국 수장은 지난 5월초에 있었던 마지막 시장 개입에 대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재확인했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재무관은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 달 전 마지막 시장 개입에 대해 “그 이후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면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재무관 (사진=로이터)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재무관 (사진=로이터)
미무라 재무관은 당시 개입에 대해 미국이 이견을 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우리가 한 일에 대해 이견을 표명한 사례를 단 한 번도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더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들이 있었다”며 “전화와 이메일로 카운터파트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약 162.70엔에 거래돼 1986년 이후 최약세 수준에 근접했다. 일본은 에너지 대부분과 식량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 엔저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역대 최대 11.7조엔 투입…“161엔에서 첫 개입”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5월27일까지 한 달간 엔화 방어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11조7300억엔(약 112조2700억원)을 투입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무성은 엔화가 161엔선에 근접했던 4월30일 처음 시장에 개입했고, 트레이더들은 5월 초 추가 개입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는 개입 이후 한때 달러당 155엔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인상한 이후에도 상승분을 꾸준히 반납했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164~165엔을 다음 개입 트리거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미무라 재무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언제든 “과감한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재무성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개입 시점의 기습 효과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는 2일 발표되는 미국 노동시장 지표와 이어지는 연휴(미국 독립기념일 대체 휴일인 3일 뉴욕증시 휴장에 따른 것)는 일본이 재차 시장에 개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美 재무장관도 “소통 지속적이고 견고”

미무라 재무관의 상사인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지난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통화하며 협력 강화를 강조했고, 이는 개입 기대감 속에 엔화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렸다.

베선트 장관도 지난 5월 도쿄 방문 이후 양국 소통이 “지속적이고 견고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일본은행이 개입이 아닌 자율적 정책 운용으로 엔화가 적정 수준에 도달하는 쪽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미 재무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엔화 환율 점검을 요청해 미·일 공조 개입 가능성에 대한 투기 세력의 경계감을 자극, 실제 개입 없이도 엔화 강세를 이끌어낸 사례가 있다.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사진=로이터)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사진=로이터)
◇“美 금리 추가 인상 시그널 아냐”…재정 우려엔 선긋기

엔화 약세 배경에는 미·일 금리 격차가 재차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자리한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무라 재무관은 “최근 미국의 점도표를 보면 추가로 두세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지는 않는다”면서도 타국 중앙은행 정책 방향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유류비 상한 보조금으로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앞서 추진한 대규모 소비세 인하안은 일본 국채 금리를 끌어올려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매도세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미무라 재무관은 해외 카운터파트 중 누구도 일본 재정정책에 직접 우려를 표명한 적이 없다며, 재정 건전성 훼손 우려라는 시장 시각에 선을 그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일본의 재정 상태를 더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엔화의 162엔대 진입은 하락세의 끝이 아닐 수 있다”며 자체 분위 회귀 모델을 근거로 170엔대 진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반면 150엔대 초반으로의 복귀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한편 원화도 엔화와 비슷한 약세 압력에 노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155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며 2009년 3월 이후 최약세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미국 고용지표발 달러 강세가 겹친 영향으로, 미국 노동시장 지표 발표를 앞두고 원화와 엔화 모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무라 재무관은 지난 2년간 미·일 무역 협상과 일본의 해외 투자 심사 체계 출범을 이끌어왔으며, 3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월드컵을 예로 들며 “그저 맡은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일 미국 고용지표와 다가오는 연휴 주말로 쏠린다. 도쿄 당국이 침묵 속에 재차 시장 개입 카드를 꺼낼지, 엔화가 164~165엔 선을 시험하며 새로운 변곡점을 맞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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