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사진=AFP)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기술 역량 확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사업모델 재편 등을 위해 대형 인수합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를 노리거나, AI로 기존 사업모델이 흔들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의 거래가 많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독점 심사의 문턱을 낮춰 기업들이 대형 거래를 추진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면서 초대형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100억달러(약 15조원)이상 초대형 거래는 전년대비 62% 증가한 47건으로 집계됐다. LSEG 통계상 역대 최대다. 다만 전체 거래 건수는 9% 감소해 202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거래로는 도미니언에너지와 넥스트에라에너지의 합병이 꼽힌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 4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유틸리티 대기업을 만들기로 했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에너지·전력 분야 M&A를 자극한 사례다. 기술 분야에서도 AI 경쟁이 대형 거래를 이끌었다.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 이후 AI 코딩 보조업체 커서를 6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이 M&A 증가세를 주도했다. 미국의 거래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유럽은 105% 증가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래 규모는 약 2.4% 감소했다.
사모펀드 관련 M&A도 회복세를 보였다.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이 연관된 거래 규모는 60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 이는 장기간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사모펀드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월가에선 AI를 둘러싼 산업 재편이 본격화되고 규제 부담까지 완화된 만큼, 기업들이 대형 M&A에 나설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벤 굿차일드 폴와이스 파트너는 “현재는 기업들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위험 선호 환경”이라며 “이사회들이 일생에 한 번 있을 만한 대형 거래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키스 제베지언 커클랜드앤드엘리스 파트너도 “AI 산업 자체뿐 아니라 AI가 기회를 만드는 산업, AI로 인해 변화가 불가피한 산업까지 모두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찰리 부카르트 JP모건체이스 글로벌 M&A 책임자는 “이사회에서 행동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기업들은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불확실성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브 배러노프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M&A 책임자도 “지금 각 기업 이사회에서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없는가’를 점검하고 있으며, 과감하게 움직여야 할 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