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t 잔해서 8일 버텼다…베네수엘라 지진 생존자 기적적 구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3일, 오전 07:0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 8일 만에 한 40대 남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140t(톤)에 달하는 건물 잔해에 깔려 있던 그는 나흘간 구조대가 전달한 물과 영양제로 버티다 2일(현지시간) 구조됐다.

칠레의 한 구조대원이 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강진 8일만에 에르난 길이 구조된 건물을 나오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 AFP)
칠레의 한 구조대원이 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강진 8일만에 에르난 길이 구조된 건물을 나오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 AF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의 한 쇼핑몰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40대 남성 에르난 길이 이날 극적으로 구조됐다. 쇼핑몰 주차장의 소형 경비 초소에서 근무하다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에 깔렸지만 경비 초소가 보호 기지 역할을 해 다치지 않았다. 지난 5일 구조대가 생존 신호를 포착, 물과 영양제를 전달한 뒤 나흘간 3m에 달하는 터널 2개를 파내 그를 구조했다.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구조 요청 소리를 들은 코스타리카 적십자사 응급 구조사 알란 마드리갈은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는 귀를 믿지 못할 정도로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길은 손톱 하나 다치지 않고 완벽한 상태로 고비를 넘겼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칠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멕시코, 포르투갈, 미국으로 구성된 구조팀이 그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길을 구하기 위해 만든 진입로는 수차례 무너져 내려 구조대를 위협했다. 구조대는 막대에 카메라를 연결해 길과 소통하며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길은 구조된 직후 자신이 끝내 숨질 것을 우려해 아내에게 자신의 생존 사실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의 아내 구스비마르 곤잘레스는 “하나님께서 남편을 이렇게 오래 살려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남편은 전사처럼 모든 것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멕시코 구조팀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사리타’라는 이름의 개를 구조하기도 했다. 사리타의 주인이 잔해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구조를 요청, 군 수색팀과 구조견이 사리타를 발견했다.

다만 대부분의 구조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2295명이 사망하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야권이 개설한 플랫폼의 실종 신고는 여전히 3만8600건에 달한다. 재해 및 위험 모델링 회사인 베리스크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00억달러(약 15조4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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