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행정법원은 아르노 회장 부부가 LVMH 관련 주식을 보유한 벨기에 지주회사에서 자금을 인출한 뒤 받은 5000만유로(약 876억원) 지급금에 대해 세금을 냈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법원은 추가 소득세, 사회보장 부담금, 관련 부유세 채무 등 약 2250만유로를 다시 부과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사진=AFP)
이번 세금 분쟁은 아르노 회장이 LVMH 관련 주식을 벨기에 지주회사에 넘기고 그 대가로 해당 벨기에 법인의 주식을 받은 구조조정에서 비롯됐다. 몇 년 뒤 이 회사가 자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그에게 약 5000만유로를 돌려주자 세무당국은 이 금액 대부분이 과세 대상인 배당소득으로 판단했다. 아르노 회장은 이 지급금이 비과세 자본 상환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르노 회장은 부유세 제안에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 파리경제대학원 교수가 제안하고 좌파 정당들이 밀어붙인 부유세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이것이 “프랑스 경제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크만 교수에 대해 “자신의 사이비 학문적 역량을 이념에 봉사시키는 극좌 활동가”라고 폄하했다.
기업계의 강한 로비 이후 이른바 ’주크만 세금‘은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1억 유로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기업, 기업 지분, 미실현 이익을 포함한 모든 자산에 대해 매년 최소 2%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르노 회장 일가는 루이비통, 디올 등의 브랜드로 잘 알려진 LVMH의 지배주주다. 이들은 50.01%의 지분을 통해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는 1650억달러(약 252조원) 규모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 8위 부자다.
아르노 회장은 2012년 프랑스 국적에 더해 벨기에 시민권을 신청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연간 100만유로를 초과하는 소득에 75%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슈퍼세’를 추진하던 시기였다. 아르노 회장은 당시 벨기에 재단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이 지속되자 벨기에 시민권 신청을 철회했다.
프랑스에선 다른 억만장자들도 세무당국과 장기간 분쟁을 벌인 사례가 있다. 화장품 그룹 로레알 지분을 보유한 베탕쿠르 가문의 릴리안 베탕쿠르도 당국과의 오랜 분쟁 끝에 체납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미술 시장에서 부를 축적한 프랑스계 미국인 와일덴스타인 가문도 역외 신탁을 둘러싸고 정부와 다퉜으며, 그 결과 가이 와일덴스타인은 2024년 세금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