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차세대 AI 서버 출시 1년 이상 늦어질 듯”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6일, 오후 05:3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시스템 ‘카이버 NVL144’가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난항으로 당초 2027년에서 2028년으로 출시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증시에서 AI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번 소식으로 엔비디아 공급망과 AI 관련주에 대한 경계감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AFP)
(사진=AFP)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카이버 NVL144의 출시가 당초 2027년에서 2028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카이버 NVL144는 하나의 서버 캐비닛 안에 144개의 차세대 AI 칩을 집적해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동작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AI 기업들이 초거대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울트라’와 함께 2027년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세미애널리시스는 핵심 부품인 PCB 미드플레인 제조 난도가 예상보다 높아 카이버 NVL144 랙 아키텍처 출시가 2028년으로 연기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PCB 미드플레인은 시스템 내부의 여러 전자 모듈을 연결하는 다층 인쇄회로기판이다.

또한 광 연결을 통해 8개의 랙을 하나로 묶는 대형 시스템인 NVL576 역시 당초 로드맵인 2027년 하반기보다 출시가 늦어지거나 초기 공급 물량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가 대안으로 현세대 랙 두 개를 연결해 비슷한 성능을 구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설계가 비효율적이고 운영 비용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이 계획도 취소됐다고 전했다. 또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루빈 울트라의 시스템 확장을 위한 검증된 대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새미애널리시스는 아울러 이러한 공백이 자체 AI 칩으로 주요 AI 연구소들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AMD와 구글에 고성능 AI 서버 시장에서 드문 기술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랙웰 이후 이미 양산에 들어간 루빈 플랫폼은 올가을부터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8개 클라우드 사업자에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지연은 엔비디아 제품군 전반에서 나타나는 개발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매년 대규모 신제품을 내놓는 공격적인 출시 전략이 제조 역량의 한계와 충돌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미애널리시스 카이버 출시 지연 전망이 아시아 증시에서 AI 관련 주식의 하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 이비덴은 전거래일 대비 8.37% 하락했고 홍콩 킹보드 라미네이츠는 12.55%, 대만 엘리트 머티리얼은 9.95%, 한국 삼성전기는 8.09%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가 하락은 AI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 투자자들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소식이 AI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게리 탄은 “카이버 출시 지연이 AI 설비투자(CAPEX)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엔비디아의 가장 야심찬 차세대 시스템 아키텍처 도입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약세는 차익실현과 업종 순환매, 그리고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이후 미국 증시 재개장을 앞둔 경계심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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