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원 들여 개조했는데…트럼프, 왜 전용기 바꿔 탔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9일, 오후 03:4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튀르키예를 8일(현지시간) 떠나면서 구형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 그가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전용기와 구형 전용기를 번갈아 이용한 배경에는 이란의 암살 우려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출국하면서 전용기를 바꾼 것은 비밀경호국(SS)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정한 위협 때문이 아니라 이란과의 적대 행위가 재개되면서 보안상 예방 조치 차원에서 구형 전용기 사용이 권고된 것이다. 튀르키예 입국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신형 전용기를 이용했다.

이에 신형 전용기가 구형 전용기의 모든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 4억 달러(약 6000억원)의 보안 개조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충분한 보안 대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운항을 시작했다는 비판이다. 촉박한 개조 일정 탓에 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다른 개조 사항들이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일각에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밀든홀 기지에서 구형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후 먼저 밀든홀 기지에 도착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옮겨 타 미국으로 향했다.(사진=AFP)
8일(현지시간) 영국 밀든홀 기지에서 구형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후 먼저 밀든홀 기지에 도착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옮겨 타 미국으로 향했다.(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교체가 보안 우려 때문이었다는 점을 부인했다. 대신 그는 새 전용기가 먼저 출발해 미군 기지들에 들러 장병들에게 항공기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 군의 용감한 남녀 장병들을 위해 완전히 새롭고 정말 장관인 에어포스원을 영국의 밀든홀 공군기지로 보내고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영국 밀든홀 기지에 도착한 뒤에는 신형 전용기에 탑승한 사실을 알리며 “이번 비행은 튀르키예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비행경로는 사실상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잠재적 암살 위협은 인정했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전용기 교체 관련 질문에 “나는 이란의 암살 대상 명단에서 1번”이라면서도 “사실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새 전용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빨간색, 흰색, 짙은 파란색, 금색 도색을 입은 보잉 747기로, 이 항공기는 지난해 카타르가 미국에 기증했다. 이후 방산업체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가 개조해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첫 탑승했다.

카타르 왕실의 항공기 선물은 지속적인 논란의 대상이었다. 항공기 가격만 4억 달러에 달해 공직자가 의회의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한 미 헌법 제 1조 9항 위반 등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졌다.

백악관과 미 공군은 보잉이 차세대 에어포스원을 인도할 때까지 카타르 기증 항공기를 임시 전용기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보잉은 2018년 계약을 체결하고 대통령 전용기로 특수 제작되는 747-8 항공기 2대를 만들고 있지만, 인도 일정은 예정보다 4년가량 지연됐다. 현재 보잉의 대통령 전용기 인도 시점은 2028년 중반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성명을 통해 “새 전용기는 대통령과 참모진의 안전을 보장하는 높은 수준의 보안 프로토콜을 갖춘 최첨단 항공기”라면서 “미국의 많은 적들이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교란과 기만을 포함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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