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장중 136.78달러(약 20만 5000원)까지 밀리며 공모가(135달러·약 20만 2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4.2% 내린 139.14달러(약 20만 9000원)로, 지난달 16일 장중 최고가 225.64달러(약 33만 8000원)보다 39.4% 낮은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주당 135달러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1조 7000억달러(약 2549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투자자들로부터 857억달러(약 128조 5000억원)를 끌어모아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웠다. 지난주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과 함께 올해를 ‘메가 IPO의 해’로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상승 동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시총은 지난달 16일 2조 6700억달러(약 4004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8310억달러가 날아갔다. 미 기업 시총 순위도 6위에서 7위로 밀려 브로드컴에 자리를 내줬다. 상장 이후 줄곧 6위를 지켰고, 지난달 16일 하루는 아마존을 제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회사를 포기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마이클 애슐리 슐먼 세리티파트너스 투자책임자는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 근처에 머무는 것은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공모가에 녹아 있던 ‘이야기의 값’이 단기적으로는 더 갈 곳이 없다는 신호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주가가 오를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고 상장한 다른 기업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세레브라스시스템즈도 지난달 잠시 공모가를 밑돌았다가, 13일 204달러(약 30만 6000원)로 공모가 185달러(약 27만 7000원)를 웃돌았다. 사상 최고가 386.34달러(약 57만 9000원)엔 여전히 못 미친다.
◇적자 7조인데 몸값 4000조…실적 못 따라가 ‘거품’ 논란
몸값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실적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 186억달러(약 27조 9000억원)를 올렸지만 49억달러(약 7조 3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 브로드컴은 직전 회계연도에 매출 639억달러(약 95조 8000억원), 순이익 231억달러(약 34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가를 떠받쳐온 것이 실적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내건 원대한 청사진이라고 지적한다. 화성 개척, 위성 100만기 이상 궤도 배치, 달에 화물 발사 장치 설치 등이다. 스페이스X가 노리는 전체 시장 규모는 28조 5000억달러(약 4경 2739조원)에 달한다.
월가도 기대를 부풀리는 데 한몫했다. 에디슨 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스페이스X를 “문명적 야망의 정점”이라고 표현하며 목표주가 255달러(약 38만 2000원)로 분석을 개시했다. 레이먼드제임스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1000달러(약 15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크 딕슨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 리서치 총괄은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은 상장 초기의 열기가 아니라 이 회사가 가진 여러 사업을 근거로 주가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스타십 13차 발사…반등 ‘분수령’
최근 주가 하락은 나스닥100 지수 편입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지수를 따라가는 자금이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주가가 빠진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엔 아직 들어가지 못했고, 시장에 풀린 주식 수가 적은 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주세페 세테 리플렉시비티 공동창업자는 주가 약세가 “질주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머스크 낙관론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주가를 움직일 재료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스타십 13차 시험발사다. 스타십은 월가가 스페이스X를 평가하는 핵심 잣대여서 차질이 빚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 애널리스트는 “스타십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과 AI 로드맵에 결정적”이라며 “두 사업 모두 팰컨9으로는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적재 중량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13일 시험발사를 승인하고, 화염에 휩싸인 폭발로 끝난 직전 발사의 사고 조사도 종결했다. FAA는 스페이스X가 슈퍼헤비 부스터를 잃게 된 원인을 고치기 위해 네 가지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16일 스타십에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V3) 20기를 처음 실어 보낸다. 이 위성들은 기존 위성망과 교신을 시도한 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소멸한다. 직전 발사 때는 모형 위성 20기와 개조 위성 2기를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