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현재 정부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관련 설명이나 구체적인 계획 등은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통행료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한 만큼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체계가 어떻게 논의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가능성과 모델 등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도 대책과 방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가장 민감한 지표인 국제 항공유 가격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전일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59% 오른 배럴당 83.3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올해 4월 2일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으로, 6월 12일 이후 최고치다. 항공유 가격은 항공기 운항 단가와 승객이 내는 유류할증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2분기 여행 수요 폭증으로 실적 증가를 기대했으나 중동발 고유가에 수익성이 악화했다. 전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5조 199억원으로 역대 2분기 기준 최대치를 거두었음에도 영업이익은 26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4% 감소했다. 유가가 상승에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연료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 못지않게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도 문제다”며 “운항 몇 달 전 상품을 판매했는데 유가가 뛰어 운항 마진이 나오지 않거나, 그 이유로 감편했는데 유가가 내리면 다시 고객 수요가 늘어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 선언한 ‘호르무즈 해협 20% 통행료’도 위험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해상 봉쇄 재개 계획을 알리면서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이 지역의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를 보상받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막는 등 안전을 보장하는 비용을 ‘통행료’ 성격으로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 지도의 모습(사진=AFP)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20%를 안전 비용 명목으로 걷으면 현재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VLCC) 한 척당 통행료가 400억~500억원, 이를 모든 종류의 선박 전체로 확대하면 연간 통행료가 수십 조원에 달한다”며 “통행료가 운임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 사실상 해당 해협을 운항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용 인상은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스파르타의 닐 크로즈비 원유 리서치 책임자는 수수료가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에 회의적이지만 도입한다면 선박 운영사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겠다고 말했다. 크로즈비 책임자는 “공격 위험과 함께 이번 조치는 선주들이 더욱 불안감을 느끼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