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푸틴 비밀별궁' 인근 러 함정 격침…"후방까지 뚫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4:1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해상 드론으로 흑해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함정을 격침시켰다. 침몰 지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유지로 지목된 호화 궁전(별궁)에서 가까운 휴양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흑해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앞바다에서 포착된 러시아 군함. (사진=AFP)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흑해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앞바다에서 포착된 러시아 군함. (사진=AFP)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국산 해상 드론 ‘사르간-3000’ 최소 1대가 흑해 휴양도시 겔렌지크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함정 ‘에메랄드’를 타격해 침몰시켰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승조원 일부가 목숨을 잃었으며 부상자도 발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에메랄드는 헬기 이착륙장을 갖춘 길이 60m가량의 함정으로, 러시아 정규군이 아닌 연방보안국(FSB)이 운용해왔다. FSB는 국경을 지키는 한편 푸틴 대통령의 반체제 인사 탄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온 정보기관이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 함정이 2018년 11월 케르치 해협에서 우크라이나 선박들을 공격하는 데 가담했다고 주장하며, 두 동강 난 채 파손된 함정의 위성사진도 공개했다. 케르치 해협은 러시아 본토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가르는 좁은 바닷길이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이 흑해에서 통제력을 넓혀온 흐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격침 지점이 전선에서 약 435㎞ 떨어진 러시아 후방이라는 점에서 드론의 타격 범위가 그만큼 넓어졌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겔렌지크는 2024년 감옥에서 숨진 고(故) 알렉세이 나발니가 파헤쳤던 호화 궁전에서 약 24㎞ 떨어져 있다.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였던 나발니는 2021년 1월 공개한 영상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지어진 이 저택이 푸틴 대통령을 위한 것이며 측근 사업가들이 자금을 댄 ‘세계 최대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찻집과 원형극장, 헬기 착륙장 등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 이 저택을 두고, 나발니 측은 그가 독일에서 러시아로 돌아온 직후 체포되자 2시간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소유 사실을 부인했고, 오랜 측근인 사업가 아르카디 로텐베르크가 나서 자신이 소유주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저택 사정에 밝은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곳에서 시간을 자주 보낸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드론 공격과 궁전에 관한 논평 요청에는 즉각 답하지 않았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겔렌지크 함정 격침과 더불어, 서방 제재를 피해 원유를 실어나르는 러시아 ‘그림자 함대’ 소속 노후 유조선에 대한 또 다른 공격도 치켜세웠다.

우크라이나는 이전에도 해상 드론으로 케르치 해협의 다리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의 러시아 군함을 파손시킨 바 있다. 이런 위협 탓에 러시아는 2023년 흑해 함대를 세바스토폴에서 방어가 더 유리한 다른 항구로 물렸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