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말로트 맛은 어떨까’ 캠페인을 통해 나온 “등에서 발효된 땀 맛” “축축한 쓰레기통 바닥의 잔여물 맛” 등의 소비자 평가를 광고 문구로 활용했다.
말로트는 쓴쑥의 일종인 웜우드를 원료로 만든 스웨덴식 리큐르다. 강한 쓴맛으로 악명이 높아 소비자들은 “실존적 공포를 액체로 만든 맛”, “고옥탄 연료가 섞인 시카고 하수구 물”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고 WSJ은 전했다.
브랜드를 2018년 인수한 CH디스틸러리는 처음에는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지만, 지난 2023년 래퍼 드레이크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계기로 전략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 트레이크는 말로트 사진을 올리며 “시카고 사람들이 정말 이걸 즐겨 마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적었다. 여기에 시카고 시민들이 “우리도 맛없다는 건 안다. 하지만 당신은 이 술의 의미를 모른다”고 말로트를 옹호하기 시작했다. 트레메인 앳킨슨 CH디스틸러리 최고경영자(CEO)는 “그때 우리는 ‘이 술을 싫어하는 것마저 즐긴다(We love to hate it)’는 방향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회사의 전략은 적중했다. CH디스틸러리에 따르면 말로트 매출은 인수 이후 4배로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BIS월드는 말로트의 2020~2025년 연평균 성장률(CAGR)이 26%로, 같은 기간 미국 증류주 업계 평균 성장률(2.7%)을 크게 웃돌았다. 앳킨슨 CEO는 “말로트를 단순한 술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주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CH 디스틸러리는 소셜미디어(SNS)에 능숙한 마케팅팀도 구축했다. 최근 틱톡에서는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CEO의 햄버거 시식 영상을 패러디해, 앳킨슨 CEO가 말로트를 조심스럽게 마시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시음 후 “할머니 옷장 맛이다. 입으로 자동차를 고치는 것 같은 맛이다”라며 말로트를 향한 악평 릴레이에 유쾌하게 동참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파인애플 젤리나 베이크드빈 국물과 말로트를 섞어 마시는 소비자들의 이색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팀 캘킨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는 “주류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눈에 띄기 어렵다”며 “말로트는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맛이라는 가장 독특한 특징을 정면으로 내세워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