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한국 최대 뷰티 편집숍인 올리브영의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매장에는 개장 첫 주말에만 6000명이 다녀갔다. 지금도 하루 평균 1600명 넘게 찾는다. 지난 5월 말 문을 열 때는 고객들이 밤을 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대기 줄은 여러 블록에 걸쳐 이어졌다. 올리브영은 이후 캘리포니아주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열었고 추가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레나 김 올리브영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미국은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일 뿐 아니라 글로벌 뷰티 트렌드와 콘텐츠, 소비자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가장 영향력이 큰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글로벌 확장의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고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CNBC는 올리브영 앞 대기 줄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더 큰 흐름의 축소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뷰티 소비는 수년째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에 따르면 미국 K뷰티 매출은 올해 초 28억달러(약 4조 1720억원)로, 1년 전보다 48% 뛰었다. 직전 1년의 증가율(45%)보다 오히려 빨라졌다.
미국 가정에 파고드는 속도도 만만치 않다. 최근 1년 기준 K뷰티 제품을 사본 적 있는 가구 비율은 28.7%까지 올랐다. 미국 가정 10곳 중 3곳 가까이가 한국 화장품을 써봤다는 얘기다.
◇“덮지 말고 가꿔라”…팬데믹이 바꿔놓은 습관
인기는 2010년대 1차 물결로 시작해 팬데믹을 거치며 2차 물결로 이어졌다. 애나 메이오 닐슨아이큐 뷰티 애널리스트는 “팬데믹 당시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10단계 스킨케어 루틴을 익힐 시간이 있었고, 특정 성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품을 어떻게 겹쳐 바르는지 배웠다”며 “‘유리 피부’ 열풍이 일었고, 화장으로 덮기보다 매일 건강하고 윤이 나는 피부를 유지하자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이미 스킨케어를 우선하는 철학에 길들어 그 안에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뀐 습관 위에서 K뷰티 브랜드들이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것이 메이오의 진단이다. 그는 올해 증가율이 되레 빨라진 것을 두고 이례적인 가속이라고 평가했다.
시미언 굿먼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성장 곡선이 더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지난 3월 11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내 K뷰티 매출이 약 40억달러(약 5조 96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K컬처의 인기와 기능성 스킨케어에 대한 수요를 근거로 들었다.
◇세포라·타깃도 진열대 확대…“유행 아닌 구조 변화”
미국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진열대를 내주고 있다. 올해 초 세포라는 올리브영과 손잡고 매장과 온라인에서 K뷰티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얼타뷰티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한국 브랜드 메디큐브와 피치앤릴리, 아누아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타깃은 봄에 K뷰티 품목을 네 배로 늘려 신제품 150여종과 신규 브랜드 10여개를 들여놨다.
닐슨아이큐 자료를 보면 K뷰티 매출의 상당 부분은 아직 틱톡숍과 아마존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온다. 메이오는 “이 영역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옮겨 소비자를 만나게 할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물론 그늘도 있다. 애나 글래스겐 B라일리증권 애널리스트는 K뷰티가 통상 고가 스킨케어보다 값이 싸 시장 전체의 평균 판매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 30~60달러(약 4만 4700~8만 9400원)짜리를 사던 사람이 이제 10달러대나 20달러대를 쓴다면, 평균 지출에 하방 압력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을 보는 눈은 이미 달라졌다. CNBC는 이런 전망이 빗나가더라도 K뷰티가 미국 소비자에게 남길 발자취는 오래갈 것이라고 짚었다.
올리비아 통 레이먼드제임스 애널리스트는 에스티로더가 소유한 캐나다 브랜드 디오디너리마저 병풀추출물처럼 K뷰티가 유행시킨 성분을 제품에 넣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카테고리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관리에 무게를 두고, 성분 중심이며, 시장에 내놓는 속도도 남다르다”며 “이것을 단순한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시장의 구조가 조금 바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