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유통주식 30%가 공매도…한 달 만에 공모가 붕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9일, 오후 04:4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주가가 상장 한 달 만에 공모가 아래로 주저앉았다.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라는 화려한 출발이 무색해진 셈이다. 주식과 채권 양쪽에서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이 몰리면서 시장의 눈초리도 싸늘해지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전날 5% 넘게 빠진 123.99달러(약 18만 4700원)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15일 장중 처음으로 공모가 135달러(약 20만 1150원)를 밑돈 데 이어 낙폭을 더 키운 것이다. 지난달 중순 장중 고점 225달러(약 33만 5300원)와 비교하면 40% 급락한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상장하면서 860억달러(약 128조 1400억원)를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2조달러(약 2980조원)에 육박했다. 로켓과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머스크의 대표 기업에 시장이 열광했던 시기다.

하지만 분위기는 한 달 만에 돌아섰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최근 한 달간 40억달러(약 5조 9600억원)에 이르는 평가이익을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고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는 밝혔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스페이스X 주식 약 6억 4000만주 가운데 30%가 공매도용으로 빌려간 물량이다. 열흘 사이 10%포인트나 뛰었다.

덱 멀라키 SLC매니지먼트 전무는 “스페이스X를 향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식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사 주식과 채권이 갑자기 “더 큰 위험을 반영해 가격이 매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FT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투매의 배경에는 AI 투자 열풍의 한복판에 있던 고평가 기술주 전반의 조정이 깔려 있다. 전날 미국 반도체주는 지난해 ‘해방의 날’ 증시 급락 이후 가장 나쁜 한 주를 마감했다.

발등의 불은 따로 있다. 다음달이면 상장 전 투자자들의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9억주가 추가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그 물량을 받아줄 수요가 없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미리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미의 한 소규모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다음달 물량이 더 쏟아지는 마당에, 스페이스X가 달을 정복했고 그 안에서 금을 찾았다고 발표한다 해도 이 주식을 사줄 돈이 시장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스페이스X 공매도로 2000만달러(약 298억원)를 벌었다.

채권시장에서도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말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받은 직후 250억달러(약 37조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찍어냈다. 하지만 30년물 금리는 발행 당시 6.7%에서 7.4%로 뛰어, 투기등급 기업 수준에 가까워졌다. 같은 기간 채권 값은 액면가의 91% 선까지 밀렸다.

투자자들의 불신을 보여주는 장면은 또 있다. 지난달 말에는 스페이스X의 부도에 대비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까지 새로 생겨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 CDS 가격은 158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채권 1000만달러(약 149억원)어치의 부도 위험을 5년간 보장받는 데 해마다 15만 8000달러(약 2억 3500만원)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11만달러(약 1억 6400만원)에서 한 달도 안 돼 크게 뛴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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