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외교수장, 갈등 8개월만에 첫 대면…"짧은 인사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23일, 오후 07: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과 일본의 외교 수장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은 뒤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다만 회의장에서 우연히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수준에 그쳤다.

23일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파사이에서 열린 제27차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에 왼쪽부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이 나란히 앉아 있다. 화춘잉 부부장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사진=AFP)
23일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파사이에서 열린 제27차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에 왼쪽부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이 나란히 앉아 있다. 화춘잉 부부장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사진=AFP)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회의장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마주쳤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장 안에서 왕이 부장과 짧게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양국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은 외교 교섭에 관한 사안이라 언급을 삼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접촉은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의 사이에 양측 대표단이 서로 지나가던 중 마침 접촉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통역 없이 대화했다고 한다. 어떤 언어를 썼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두 사람 모두 영어에 능하고 왕 부장은 일본어도 구사한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1월 의회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일본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뒤 일본과의 고위급 회담을 거부해왔다. 일본 정부의 지역 위기 대응 지침상 이 표현은 자위대 파병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중국이 반발했다.

이후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거둬들이도록 압박하며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동시에 일본 정부가 군사화를 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 철회를 거부하고 있다. 공개 석상에서 나오기에는 이례적인 발언이었지만 일본 정부가 오랫동안 지녀온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이번 접촉을 확인하지 않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세안 회의 기간 일본 측과 잡힌 일정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도 지난 5월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의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짧게 대화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그런 자리가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다음 정상급 대화 기회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이 자신을 겨냥해 벌인 인신공격에 불만을 품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일본이 모든 수준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 모두 지역 평화에 큰 책임을 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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