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이 한국 탓? 中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투매 영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24일, 오후 05:0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단일 종목의 상장지수펀드(ETF) 등 한국 증시에서 레버리지에 의한 투자가 글로벌 증시를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은 “(한국의) 레버리지에 기반한 축제는 대규모 투매로 막을 내렸고 이는 국경을 넘어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중국 A주(중국 주식) 컴퓨팅파워 부문의 대폭 하락으로 이어졌다”면서 “중국, 미국, 한국 3개국 기술주가 동시에 급락하는 유례없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는 극한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주요 지수는 상반기 한때 120% 이상 폭등했다가 6월 하순 최고점을 찍은 후 한 달여만에 30% 이상 급락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서킷브레이가 발동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폭락이 이번 조정의 핵심이었단 분석이다.

한국 증시의 조정은 외부로 확산되해 글로벌 기술주의 동반 하락을 이끌었고 A주 산업 섹터도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디이차이징은 금융정보업체 윈드를 인용해 이달 22일 기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중국 산업 지수가 최근 한 달간 22% 넘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디이차이징은 “이번 글로벌 기술주 조정은 무차별적인 인공지능(AI) 분야 쇠퇴가 아니라 메모리 저장장치~산업 인프라로 이어지는 단계적 전파 특성을 뚜렷이 보여준다”면서 “한국 시장과 글로벌 저장장치 섹터가 이번 조정의 중심이며 핵심 리스크의 근원은 한국 시장의 레버리지 청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한국 코스피 전체 절반을 초과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행보가 전체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종목에 대한 레버리지 구조가 극심한 조정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샤판제 중신건투선물 수석 전략 연구원은 “한국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구조는 장외에서 자금을 차입하고 장내 증권사 신용거래를 통해 추가로 레버리지를 확대하며 이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3배 레버리지 ETF에 집중 매수하는 ‘3중 중첩’ 구조”라면서 “3중 구조가 주가 하락 시 피동적인 매도 주문이 층층이 전파되면서 격렬한 변동의 근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단일 종목에 연동한 레버리지 ETF가 전체 시장을 뒤흔드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자오상펀드의 황량 시장 지원·관리 부국장은 “이러한 상품이 한국 증시의 국지적 변동을 글로벌 산업 심리 가격 결정 기준으로 전환해 시장 간 리스크를 전달했다”면서 “매일 리밸런싱하는 레버리지의 재조정은 하락 단계에서 연쇄 청산을 촉발해 개별 종목의 하락폭을 확대하고 전 섹터로 확산, 투매의 핵심 도구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구조에서 한국 대표 기술주 변동성이 중국은 물론 아시아 태평양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공포 심리에 의한 것일 뿐 산업의 기초체력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황량 부국장은 “기존 증시의 위기는 일반적으로 실물 산업·소비·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주며 회복 주기가 길지만, 이번에는 반도체 기술 세부 섹터에만 국한됐고 파생상품이 리스크 근원이기 때문에 회복 주기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중국 당국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시장 안정화 의지를 재차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업들은 최근 보유 지분을 확대하면서 증시 부양에도 나서는 상황이다.

디이차이징은 한국 증시의 레버리지 ETF 문제 등 부정적 요인이 향후 점차 해결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시장의 조정이 충분히 이뤄졌다면서 A주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창청펀드의 왕리 수석 거시 전략 연구원은 “최근 시장 변동은 거래 측면의 레버리지 청산이 촉발한 것”이라면서 “레버리지 청산이 단계적으로 완료됐는지 여러 지표를 추적하고 미국 AI 관련주와 실적 발표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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