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式 '깜깜이' FOMC…월가 '동결 vs 인상' 팽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26일, 오후 07:28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월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워시 의장이 전임자들의 ‘사전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관행을 깨면서 시장이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스와프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약 30%, 동결할 확률을 70%로 반영하고 있다. 회의를 코앞에 두고 이 정도로 전망이 갈리는 건 최근 몇 년간 이례적인 일이다. 반면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76명은 전원 이번 회의에서 3.5∼3.75% 범위의 현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과 전문가 집단의 시각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셈이다.

이런 불확실성의 배경에는 워시 의장의 소통 방식 변화가 있다. 지난 5월 취임한 워시 의장은 연준의 다음 행보를 미리 시사해온 관행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해왔고,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 발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없다는 건 앞으로 20%, 30%, 40% 같은 확률을 일상적으로 보게 된다는 뜻”이라며 “시장이 이런 새로운 사고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금리 전망이 이번처럼 팽팽하게 갈렸던 마지막 사례는 2024년 9월이었다. 당시 제롬 파월 전 의장 체제의 연준은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를 놓고 시장의 의견이 갈리던 상황에서 결국 노동시장 둔화를 이유로 더 큰 폭의 인하를 택한 바 있다.

물가 지표도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주 나온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하락하며 2020년 4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 채권시장에서 잠시 ‘동결 우세론’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이란 사태가 다시 격화하며 국제유가가 재차 급등했고, 이는 오히려 인상 기대를 끌어올렸다. 금리 스와프 시장은 이제 9월 회의에서의 0.25%포인트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로 반영하고 있으며,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이상의 인상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예측시장 칼시(Kalshi) 기준으로는 지난 22일 기준 9월 인상 확률이 56%, 2027년 이전 인상 확률은 64%에 달한다.

연준 안팎에서는 워시 의장이 즐겨 쓰는 세 가지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인준 청문회부터 최근 의회 증언까지 다섯 차례 공개 발언에서 그는 ‘패밀리 파이트(family fight·건강한 내부 논쟁)’를 13차례, ‘퍼스트 프린시플스(first principles·근본 원칙)’를 11차례, ‘인플레이션은 선택이다’를 6차례 언급했다. CNBC가 접촉한 연준 관찰자들의 해석은 엇갈린다. 클라우디아 삼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퍼스트 프린시플스’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라’는 코드”라며 워시 의장이 통화정책의 기본 전제 자체를 재검토하려 한다고 짚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선택’이라는 표현이, 그가 동시에 쓰는 ‘우리에게 잔인한 선택은 없다’는 말과는 다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 결과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워시 의장이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재임 시절에도 FOMC에서 발언에 제약을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도, 19명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질서 없이는 오히려 소수 목소리만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일단 이번 회의에서의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9월 이후로는 인상 쪽으로 베팅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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