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인 창업 천국’으로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창업 문턱을 낮추면서 창업 신청 건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두 배로 불어났다.
(사진=AFP)
미국인이 자기 사업을 꿈꾼 것은 오래된 일이다. 갤럽 조사에서 최소 20년간 미국인의 약 60%가 남 밑에서 일하기보다 창업을 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안정된 일자리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면서 실제 자영업자 비중은 1910년 36%에서 2020년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흐름이 바뀐 첫 번째 이유는 고용시장이다. 지난 4년간 미국 기업들은 사람을 잘 뽑지도, 그렇다고 마구 자르지도 않았다. 취업문이 좁아진 것이다. 이에 구직자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갤럽 조사에서 15~34세 가운데 “지금이 일자리를 구하기 좋은 시기”라고 답한 비율은 2022년 75%에서 지난해 43%로 떨어졌다.
소비 구조도 달라졌다. 고령화로 요양시설부터 집 줄이기 상담까지 노년층을 겨냥한 사업이 호황이다. 전자상거래가 커지고 알고리즘이 취미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주면서 소규모 판매자도 먹고살기 쉬워졌다. 쇼피파이를 통한 매출의 절반 이상이 가장 흔한 100개 범주 밖의 ‘틈새’ 상품에서 나온다.
지난해 테네시주에서 이동식 커피 카트를 시작한 저스터스 쇼가 이러한 경우다. 그는 플로리다의 한 커피숍이 콜드브루를 캔에 담는 기계를 소개한 영상을 보고 곧바로 같은 기계를 샀다. 지금은 카트 하나로 매달 1만~1만 5000달러(1466만~2199만원)를 번다.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AI다. 챗봇 덕분에 기술에 서툰 사람도 홈페이지를 만들고 복잡한 지역 규제를 헤쳐나갈 수 있게 됐다. 급여 관리 플랫폼 거스토 조사에서 창업 과정에 AI를 활용했다는 창업자 비율은 2023년 30%에서 지난해 60%로 두 배가 됐다. 지난해 AI 기반 상업보험 중개업체를 세운 미켈 요베트는 “일정한 에너지를 넘어야 일어나는 화학반응과 같다”며 AI가 그 문턱을 낮췄다고 말했다.
그늘도 있다. 정치인들은 소상공인을 ‘일자리 창출자’라고 부르지만, 인구조사국이 조만간 최소 1명을 고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류한 창업 신청 비중은 2019년 38%에서 지난해 30%로 낮아졌다. 결제업체 스트라이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AI가 과거 채용을 필요하게 만들었던 역량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며 ‘1인 창업가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론도 있다. 켈리 레플러 미 중소기업청(SBA) 청장은 AI를 앞세운 소기업들도 결국 예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비율로 사람을 뽑을 것으로 본다. 쇼도 사무 업무를 대부분 자동화했지만 결혼식·기업 행사로 사업을 넓히며 바리스타 5명을 고용했다.
거스토의 이코노미스트 애런 테라자스는 “AI가 만드는 가치의 상당 부분이 거대 기업이 아니라 수공예품 판매자와 소도시 회계사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0년 넘게 이어진 ‘남 밑에서 일하기’의 흐름이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