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 11일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사진=AFP)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은 이날 오전 11시 3분부터,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은 이어 낮 12시 25분까지 진행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와의 집무실 회담을 마쳤다”며 “두 회담 모두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 측 관계자는 CNN에 “매우 긍정적인 회담이었으며 정부 고위 인사들과 함께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이 “어떤 경우에도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으며, 미·이스라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오는 10월 말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전쟁 지속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백악관 회담을 적극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자국 내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드론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국방장관을 해임했다가 강한 역풍을 맞는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점을 지나고 있다.
◇트럼프 “합의 안 하면 교량·발전소 제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 “아주 좋은 대화를 해왔다”고 말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 등 기간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거듭했다. 그는 “그들(이란)은 합의를 안 하면 내가 공격할 것이라는 걸 안다”며 “교량들은 1시간도 안 돼 없어질 것이고, 주요 교량 대부분은 2시간 안에, 발전소는 하루 만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해수 담수화 시설은 “주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공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같은 날 진행 중인 협상이 없다고 반박해 협상 상황을 둘러싼 양측의 인식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이란의 새로운 지하 핵시설로 의심되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을 겨냥해 “합의가 안 되면 곡괭이산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불쾌감도 내비췄다. 네타냐후 총리가 곡괭이산 관련 첩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그는 “비비(네타냐후 총리 애칭)가 나한테 그런 얘길 할 필요 없다”며 “왜 그냥 나한테 얘기하지 않고 전 세계에 대고 떠들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란전쟁 지속을 원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워싱턴은 지난 주말 약 2주간 이어온 대(對)이란 공습을 전격 중단했다.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번 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전략적 유턴 중 하나다. 이란은 미국이 공격을 멈추는 한 반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날 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이란 북부에서 드론 공격이 보고됐고 이날도 요르단이 드론을 격추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CNN은 이란군이 동결된 이란 자산을 사용하는 국가·기업 소속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막겠다고 경고했다고 이란 관영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는 오만이 걸프국들의 지지를 받아 호르무즈해협 통행 선박에 대한 자발적 이용료 징수를 포함한 관리 방안을 이란 측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고위 소식통은 테헤란이 아직 이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이란, 카스피해 공격 두고 신경전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회담”을 가졌다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허가와 외교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팀이 후속 소통의 세부 사항을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튀르키예 앙카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허가를 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수물자를 실은 선박 2척을 카스피해에서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는데, 두 선박 모두 이란을 출발해 러시아 항구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은 철광석을 실은 자국 상선 1척이 타격당해 선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반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시비하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모든 행동은 오로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으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