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란도 맞대응했다. IRGC는 30일 “미국 시설에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뒤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를 공격해 전투기와 병력에 피해를 줬다고 발표했다. 요르단군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5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전선
전선은 미국·이란 양자 구도를 넘어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를 타격했고, 사우디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근거지도 별도로 공격했다. 이집트 항구에서는 미국 유조선을 포함한 선박 두 척이 드론 공격을 받았는데, 공격 주체는 특정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들어 이집트 해역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두 척이 공격받은 것을 두고 전쟁 개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홍해에서는 후티 반군이 선박 통항을 위협하고 있어, 미·이란 충돌이 중동 전역의 다자간 긴장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확전 주저하는 트럼프의 딜레마
블룸버그는 이번 공습이 IRGC의 보복 능력이나 호르무즈 해협 위협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기 어렵다는 전문가 평가를 전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이란 분석관이자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인 짐 램슨은 “이 정도 대규모 공습으로는 IRGC의 지속적인 보복 공격 능력이나 상업 선박에 대한 위협을 무력화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테헤란이 국익에 반하는 일에 굴복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親)이스라엘 성향 싱크탱크인 유대인국가안보연구소(JINSA)의 존 해넌 연구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추가 확전이 미국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회의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민, 세계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 수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끝장내겠다’며 계속 싸우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그의 셈법을 좌우할 요인들을 보면 고강도 전투 재개에 대한 의지는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주저할 만한 요인은 다수 확인된다. 미군 합참의장 댄 케인 대장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 시 핵심 탄약 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탄약 고갈이 지난주 미국이 확전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지만 고려 요인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리버테리언 성향 싱크탱크 디펜스프라이어리티스의 제니퍼 캐버노 군사분석국장은 “이 전쟁을 치를 탄약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는다. 문제는 이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어떤 전략적 비용을 감수할 것이냐다”라며 “확전은 가능하지만 얻는 것은 미미하고 비용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탄약 추가 소모가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경쟁자인 중국과의 잠재적 분쟁에서 미국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여기에 원유 공급 차질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그 충격을 완화해온 완충 장치들이 흔들리고 있고,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도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 “구조적 원인 미해결…소강·충돌 반복될 것”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발리 나스르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이 전장을 훨씬 넓게 확대하는 방식이어서 미국이 방어해야 할 전선도 그만큼 넓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초기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지만 그 예상이 점차 빗나가고 있다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모나 야쿠비안 중동프로그램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와 이란의 핵 야망 등 전쟁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적대행위와 일시적 소강상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연구소의 케네스 폴락 부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난 종전 양해각서(MOU)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미·이란 양측의 상반된 해석만 남긴 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약 재보급과 유가 안정을 우선할지, 아니면 여론의 압박과 이란에 대한 강경 기조를 앞세워 다시 확전 카드를 꺼낼지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핵 문제라는 전쟁의 근본 변수가 풀리지 않는 한 소강과 충돌이 반복되는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지난 17일 공개한 미사일.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