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다우지수는 613.92포인트(1.19%) 올라 5만2208.06에, S&P500지수는 1.66% 오른 7437.63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78% 뛴 2만5122.18에 마감했다.
(사진=AFP)
이날 반등의 가장 큰 동력은 마이크로소프트(MS)였다.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애저(Azure)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시장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나며 주가가 15.51% 급등한 451.1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하루 상승률이다.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온 ‘인공지능(AI) 과잉 투자·현금흐름 악화’ 우려와 달리 MS는 견조한 잉여현금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 상승분만으로 MS 시가총액은 약 4500억 달러(약 640조8000억원) 불어나 미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 하루 시가총액 증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MS 시가총액은 3조3510억 달러다.
여기에 JP모건이 전날 낸 보고서도 반등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은 헤지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의 반도체·메모리·테크 관련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는데, 최근 몇 주간 이어진 급격한 매도 압력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이날 반등은 MS의 실적 서프라이즈 하나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였던 매도 압력이 소진된 영향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메타 플랫폼스는 흐름이 달랐다.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91% 급감하고 3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시장 하단을 밑돌면서 주가가 7.95% 급락한 539.03달러에 마감했다. 메타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관련 장단기 계약으로만 약 7000억 달러를 이미 지출 공약한 상태라고 밝혀, 막대한 AI 투자 부담이 현금흐름에 주는 부담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는 “AI 투자 전략에서 수익을 늘리며 지출하는 기업과, 그 비용이 이익을 갉아먹는 기업으로 갈리는 하루였다”고 짚었다.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MS와 메타 모두 대규모 설비투자의 투자수익(ROI)을 놓고 시장이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한 ‘전장(battleground)’ 종목들”이라며 “다만 MS는 이번 실적으로 ‘전장’ 진영에서 ‘믿을 만한 AI 승자’ 진영으로 넘어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모멘텀 동반 강세
전날 급락의 진원지였던 반도체가 이날 가장 강하게 튀어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아이셰어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OXX)는 8%대 급등했고, 마이크론은 18.36% 급등한 874.66달러에 마감했다. AMD는 13%대, SK하이닉스 ADR도 17% 넘게 뛰었다. 이달 들어 급락했던 블룸에너지·샌디스크·코어위브 등도 이날 20% 넘게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폭 만회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이번 반등에도 7월 한 달 기준으로는 21% 하락해 2008년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동안 소외됐던 모멘텀 트레이드도 되살아나 아이셰어스 모멘텀 팩터 ETF(MTUM)가 5% 넘게 올랐다. 정보기술(IT) 섹터는 S&P500 11개 업종 중 이날 홀로 5% 가까이 오르며 2025년 4월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을 기록, 올 들어 상승률을 16%대로 끌어올렸다.
◇월가 시각 “바닥 다지기” vs “일시적 숏커버링”
이번 반등의 성격을 두고는 해석이 갈린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서비스의 키스 러너는 최근의 조정이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과열됐던 시장이 눈높이를 되돌리는 과정에 가깝다”며 “강세장 기조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사메르 사마나도 견조한 기업 실적과 AI 도입 확산,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근거로 “단기 변동성에도 미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블룸버그 마켓라이브의 마이클 볼 전략가는 “테크·모멘텀주의 반등은 지속 가능한 위험선호 전환이라기보다는 포지셔닝 스퀴즈(공매도 되돌림)에 가까워 보인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UBS 최고투자책임자실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도 “AI 성장 스토리 자체에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은 방어적 기술주로 노출을 넓혀 쏠림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리 기대 후퇴…실적 시즌 밸류에이션 부담도
전날 제롬 파월 대신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 애매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촉발됐던 국채 투매 여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59%로, 일주일 전(82%)보다 낮아졌다.
한편 이번 실적 시즌은 AI 관련주가 실적 증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LSEG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AI 관련 종목에서 나올 전망이다. 다만 최근 주가 조정에도 S&P500의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수준으로, 10년 평균(19배)을 여전히 웃돌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퀄컴은 4분기 이익 전망이 예상을 밑돈 데다 애플향 매출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하락했다. 신용평가업체 페어아이작(FICO)은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했음에도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쳐 급락했다. 반면 스타벅스는 연간 매출·이익 전망을 올려 잡으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저지 마이크스는 공모가(23달러)를 밑도는 21달러로 출발했으나, 이후 소폭 낙폭을 만회했다.
국채시장은 전날 충격의 여진이 남아 있다. 30년물 금리는 5.2%대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10년물은 소폭 내린 4.67%를 기록했다. 달러는 약세를 지속해 블룸버그 달러지수가 0.9% 내렸고, 엔화는 달러 대비 2.5% 급등한 159엔대로 올라서며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 신호에 1% 내린 배럴당 83.67달러, 금 현물은 1.2% 오른 온스당 4116.73달러를 기록했다.
장 마감 직후 발표된 아마존 실적에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안팎 뛰었다. 애플도 이날 실적을 내놨다. 두 회사 모두 올해 AI 투자 부담 우려로 주가가 시장 대비 부진했던 만큼, MS발 안도 랠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