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지름 10m 구덩이…"러 순항미사일, 탄두 실려 있었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후 03:0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폴란드 동부 들판에 러시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져 지름 10m짜리 구덩이가 파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 미사일에 탄두가 실려 있었다고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AFP)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AFP)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군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수거된 파편 대부분이 러시아제 Kh-101 순항미사일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동부 도시 루블린에서 긴급 소집한 회의에서도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이 물체가 거의 확실히 러시아 순항미사일이라고 밝혔다.

물체가 떨어진 곳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92㎞ 떨어진 타르나바 콜로니아 마을 인근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리비우와 키이우, 크리비리흐 일대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퍼붓던 시각이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투스크 총리는 시가지가 아닌 곳에 떨어져 당장의 위협은 없었다면서도 미사일이 계속 날아갔다면 격추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폴란드군은 이날 새벽 3시 40분께 이 물체를 포착하고 F-16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으나, 몇 분 뒤 물체가 레이더에서 사라지면서 요격에 실패했다. 이후 군용 헬기가 투입돼 수색에 나섰다. 루블린과 남동쪽 크라스니스타프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타르나바 콜로니아 주민들은 새벽 4시께 큰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고, 경찰은 한 시간쯤 뒤 추락 지점을 찾아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밤사이 폴란드 영공 근처에서 20여개의 물체가 관측됐다며 화약 성분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못 박았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대행은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과정에서 Kh-101 순항미사일이 폴란드로 넘어가 나토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폴란드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서스 그린키위치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나토 영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스크 총리는 유럽 각국 정상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은 러시아의 대규모 복합 공습이 러시아의 침략 행위가 유럽 전체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최소 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크리비리흐 인근 한 마을에서는 일가족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서부 도시 리비우에서도 수십명이 부상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나선 이후 폴란드 영토에는 러시아 무인기 여러 대와 탄두가 없는 미사일 한 발이 떨어진 적이 있다. 2022년 11월에는 우크라이나 국경 바로 너머에서 날아든 미사일에 폴란드 농민 2명이 숨졌으나, 이는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던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스크 총리는 전날 저녁 루블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