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산불 피해 10년 평균 넘어…서북부 대피·정전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전 11:3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의 올해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이 모두 최근 10년 평균을 넘어섰다. 미국 전역에서 대형 산불 99건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워싱턴주에서는 주민 약 6만명이 대피했고, 오리건주는 현대적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넓은 면적이 불탄 것으로 집계됐다. 가뭄과 고온, 강풍이 겹친 태평양 북서부를 중심으로 산불과 대기질 악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클린치 카운티에 산불이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클린치 카운티에 산불이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미국 국립산불조정센터(NIFC)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산불 4만5835건이 발생해 520만에이커 이상을 태웠다. 산불 발생 건수뿐 아니라 소실 면적도 최근 10년 평균을 웃돈다. 전통적인 산불 시즌이 약 두 달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피해는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 집중됐다. 워싱턴주에서는 대형 산불 17건이 진행 중이다. 스포캔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3건을 묶어 부르는 ‘스포캔 콤플렉스 화재’로 주민 약 6만명이 대피했고 수천 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건물 약 640채도 파괴됐다.

밥 퍼거슨 워싱턴 주지사는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퍼거슨 주지사는 “가뭄과 이례적인 고온, 강풍이 기록적인 산불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일 원인보다는 건조한 기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길의 확산과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리건주에서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대형 산불 32건이 진행 중이다. 주말에도 새로운 산불이 발생해 추가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노스웨스트 조정센터 자료를 인용해 오리건주의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이 현대적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산불 시즌이 끝나기 전 이미 기존 기록을 넘어선 셈이다.

산불은 서북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아이다호와 몬태나에서는 각각 대형 산불 7건이, 미네소타와 캘리포니아에서는 각각 6건이 진행 중이다. 콜로라도와 네바다에도 각각 5건이 발생했다. 미국 서부와 북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번지면서 소방 인력과 장비 운용 부담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원문은 지역 간 소방 자원 배분이나 부족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기후변화가 미국 서부에서 산불의 규모와 빈도를 키우고 있다. 기온 상승과 건조한 환경이 산불에 유리한 기상 조건을 더 자주 만들고, 화재 양상도 극단적으로 바꿔 진화를 어렵게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장기적인 산불 위험 증가를 설명하는 연구 결과로, 개별 산불의 발화 원인을 기후변화로 단정한 것은 아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태평양 북서부와 로키산맥, 일부 평원 지역에서 산불과 연기에 따른 대기질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리건주 남부 윌래밋밸리에는 강풍과 낮은 습도로 산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을 때 내리는 적색경보가 발령됐고, 컬럼비아강 협곡 서부에도 화재 위험 기상 특보가 예고됐다. 당분간 피해 확대 여부는 추가 발화보다 고온·강풍 등 기상 조건과 기존 산불의 진화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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