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클리케’ 혹은 ‘안정성 노트’로도 불리는 크래시 풋에 대해 “비상장 장외거래(OTC) 상품이라는 특성상 시장 성장 규모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려우나 최근 이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해당 상품을 조명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 또는 세 배로 추종한다. 이를 위해 운용사는 일반적으로 은행이나 비은행 딜러가 제공하는 총수익스와프(total return swap)를 활용한다. 구체적인 계약 구조는 거래마다 다르지만, 딜러는 ETF에 매일 목표 수익률을 제공한다. 동시에 기초주식이나 선물, 옵션을 거래해 자신이 떠안은 위험을 헤지한다.
ETF는 딜러에게 통상 담보부 익일물 조달금리(SOFR)에 일정한 가산금리를 더한 금융비용과 기타 계약 수수료를 지급한다. 현금이나 미국 국채 등 유동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며, 스와프 가치는 매일 시가평가된다.
이런 구조에서도 은행은 이른바 ‘갭 리스크’에 노출된다. 기초주식이 하루 만에 폭락(crash)하는 경우다. 2배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약 50% 넘게 떨어지면, 3배 레버리지 ETF는 약 33% 넘게 하락하면 순자산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한다. ETF 운용사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스와프를 제공한 은행이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생긴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등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 촉구 근조화환.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위험에 대비해 은행이 활용하는 일종의 보험이 크래시 풋이다. 크래시 풋은 매일 새로운 기준가격으로 급락 여부를 계산하고, 주가가 평소 수준을 크게 밑돌 때만 보상이 발생하도록 행사가격을 매우 낮게 설정한 풋옵션을 활용한다.
은행은 충분한 자산과 위험 감수 능력을 갖춘 투자자로부터 크래시 풋을 사들여 위험을 이전한다. 반대로 크래시 풋을 매도한 투자자는 은행의 꼬리위험(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높은 보험료를 받는다. 골드만삭스가 최대 1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 위험을 부담하는 투자자에게 올해 5월 제시한 크래시 풋 프리미엄(수익률)은 연 14.2~20%였다.
상장 옵션과 달리 급락 풋옵션은 행사가격, 만기, 결제조건 등을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는 고도로 맞춤화된 상품이다. 기초자산의 시장 상황과 ETF 규모 역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5월 기준 BNP파리바의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한 일일 갭 풋옵션은 최대 6.5%의 프리미엄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5.5%였다. 3월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프리미엄은 4.0%포인트, 삼성전자는 3.5%포인트 높아졌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의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라몬 베라스테기는 “이 상품은 매우 효율적인 일대일 위험 이전 수단”이라며 “그래서 은행들이 현재 레버리지 ETF를 헤지하기 위해 크래시 풋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은 2500억달러에 달한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인기 기초자산이다. 미국에선 700개가 넘는 상품이 상장돼 있다.
일각에선 이 틈새상품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카디안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오언 러몬트는 “중복됐거나 숨겨진 레버리지가 있다는 점, 다수의 거래 상대방이 얽혀 있다는 점 등은 전형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구조”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