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강진 1주일…반도체 '조기 복구', 자동차·물류 장기화 우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09:40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이 지진 발생 일주일을 맞은 가운데 반도체 산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생산을 재개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물류 분야는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면서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당시 반도체 공장들이 한 달 이상 멈췄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사전 대비가 이뤄진 덕분에 복구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구마모토현 북부의 반도체 산업단지인 ‘세미콘테크노파크’에서는 도쿄일렉트론이 이날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재개했다. 소니그룹의 이미지센서 공장도 4일부터 단계적으로 가동을 시작해 이달 중순에는 지진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니시키 공장을 이미 재가동했고 구마모토 공장도 5일부터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와 TOPPAN홀딩스도 순차적으로 생산라인을 정상화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복구가 빨랐던 배경으로는 진앙이 주요 공장과 비교적 떨어져 있었고 강한 흔들림도 한 차례에 그친 점이 꼽힌다. 2016년에는 공장 인근에서 연속 강진이 발생해 생산 차질이 장기화했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내진 보강과 설비 개선, 핵심 부품 재고 확대 등을 진행한 것도 피해를 줄였다. 르네사스는 이번 공장에 미친 지진의 진동이 10년 전보다 훨씬 작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만 TSMC는 생산설비 정밀 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전 정상화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제2공장 건설은 재개됐지만 생산라인 안정화에는 추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부품 공급망 차질로 회복이 더디다. 도요타와 혼다 등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조달 문제로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으며 혼다는 5일부터 사이타마와 미에현 공장의 생산도 순차적으로 멈추기로 했다. 자동차 한 대에는 약 3만 개의 부품이 사용되는 만큼 협력업체 피해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류망도 불안하다. 반도체 원재료 수출입의 핵심 거점인 야쓰시로항은 크레인과 레일이 손상되고 액상화 현상(단단했던 땅이 지진 등의 강한 진동을 받아 일시적으로 물렁물렁한 액체처럼 변하는 현상)까지 발생해 복구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이 항만은 한국과 대만을 잇는 정기 항로를 운영하는 규슈의 핵심 물류 거점으로, 장기 차질이 현실화하면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반도체 산업의 복원력은 높아졌음을 보여줬지만 자동차와 항만 물류를 포함한 공급망 전반은 여전히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항만과 부품업체의 정상화가 늦어지면 규슈를 중심으로 한 일본 제조업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에 있는 대만적체전로제조(TSMC) 생산 자회사 JASM의 전경 모습.(사진=로이터)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에 있는 대만적체전로제조(TSMC) 생산 자회사 JASM의 전경 모습.(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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