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SOS 인판티노…월드컵 사업 매각 무산 후 FIFA 회장직 흔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10:34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월드컵 사업권 매각 계획이 무산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추진했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이 실패하면서 인판티노 회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뉴욕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사업권 매각 계획이 철회된 지난 1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못했다. 그는 계획 무산 이후 이어진 부정적인 여론으로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도 비공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소식통은 인판티노 회장이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직후 루비오 장관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발단은 FIFA가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의 사업권을 관리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한 뒤 이 법인의 지분 약 20%를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이었다. 대회 운영을 전담할 새 영리 법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세우고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 42억 달러(약 6조 9억 600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려 했지만 회원국과 이해관계자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지난 1일 계획을 철회했다. 지분 매각을 주도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스라이브 이터널’인 것으로 알려져서다.

비판의 핵심은 월드컵 사업권이라는 FIFA의 핵심 자산을 사모자본에 넘기면 축구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특히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수익 요구가 대회 운영과 일정, 중계권 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계획이 무산되면서 관심은 인판티노 회장의 정치적 입지로 옮겨가고 있다. 그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이어질 차기 FIFA 회장 임기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번 사태로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내 주요 축구협회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판티노 회장의 4연임 지지 철회를 잇달아 발표했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축구 종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날 인판티노 회장에게 지지 철회 서한을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다른 유럽 국가 축구협회도 이번 사태 이후 인판티노 회장에 대해 사실상 불신임을 선언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도 다시 주목받았다. 미국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자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최국으로 국제 스포츠 외교의 핵심 국가다. 이에 따라 인판티노 회장이 정치권의 지원을 통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FIFA는 관련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견해를 내놓지 않았고, 백악관도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인판티노와 UEFA(사진=로이터)
인판티노와 UEFA(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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