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아바나 거리 (사진=연합뉴스)
라사로 마누엘 알론소 쿠바 국영방송 보도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복구 작업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전력망에 진동이 발생해 다시 붕괴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복구 예상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쿠바에서는 지난달 9일 동안 전국 단위 정전이 세 차례 발생했다. 이어 2일 오후 11시 직전 다시 전력망이 무너지면서 섬 전역이 암흑에 빠졌다. 무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아바나대학교 계단 등 야외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쿠바의 전력난은 발전시설 노후화와 연료 부족이 동시에 심해지면서 장기화하고 있다.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발전소가 잇따라 가동을 멈추는 데다 발전용 연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의 석유 봉쇄 조치도 쿠바 전력난을 악화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쿠바의 주요 연료 공급국이었던 베네수엘라에서 공급이 끊기고 미국의 압박으로 멕시코도 쿠바에 대한 석유 선적을 중단하면서 발전용 연료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쿠바와 미국은 전력 위기의 책임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쿠바 정부는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무역 금수 조치 때문에 발전시설을 보수하고 연료를 조달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정부는 쿠바 국영경제의 비효율적인 운영과 관리 실패가 반복되는 정전의 근본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전력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쿠바의 경제와 주민 생활도 큰 부담을 받고 있다. 전국 단위 정전이 반복되면 공장과 상점, 의료기관, 통신시설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냉방과 냉장시설 사용도 어려워져 고온이 이어지는 여름철 주민들의 불편과 식품 보관 문제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전력망 붕괴는 정부가 전날 정전 복구에 나선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단기간에 전국 정전이 반복되면서 쿠바 정부가 노후 설비와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전력 공급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