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대비가 성장 전략"…일본, 방위백서에 담은 '경제 승부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2:26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일본 정부가 군사력 증강을 국가 안보뿐 아니라 경제성장을 이끄는 전략으로 규정했다. 최신 방위백서에서 방위산업과 첨단기술 육성이 경제 전반의 성장과 국민 삶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며 방산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2026년 일본 방위백서 (사진=연합뉴스)
2026년 일본 방위백서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공개한 2026년 방위백서에서 방위산업 생산 확대와 기술 혁신을 경제 발전과 연결하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백서는 중국·러시아·북한이 제기하는 안보 위협을 평가하면서 전후 군사 활동 제약을 받아온 일본이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방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한편 무기 생산에 민간 상용 부품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백서 설명 자료에서 “국방에 대한 투자는 경제 전반과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가 전략적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진하려는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백서는 표지 디자인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기존 백서가 군인과 무기, 군 상징물을 주로 담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미래형 도시를 배경으로 웃는 가족을 그린 애니메이션풍 이미지를 사용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백서는 일본 정부가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수립을 준비하는 시점에 나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새 전략이 중국의 대만 무력행사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국방비를 추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대만 유사시 자국이 장기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서는 “중국의 군사 활동과 기타 행동은 일본과 국제사회에 심각한 우려 사항이며 일본이 직면한 최대 전략적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중국과 일본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의 대만 공격이 일본의 존립까지 위협할 경우 자위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해당 발언을 철회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비 증강을 추진하기 위해 증세와 재정개혁, 일회성 세입 등을 조합해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 관련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 확대됐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추가 국방비 확대에 필요한 재원 조달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미 악화한 일본 재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2027년 3월 종료 회계연도 예산으로 사상 최대인 122조3000억엔을 편성했고,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3조1000억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마련했다. 이는 국방비 확대와 민생 지원이라는 두 재정 수요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금까지 늘어난 국방비 상당 부분은 사거리 1000㎞ 이상 미사일 확보에 투입됐다. 향후 추가 증액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도가 입증된 드론 등 무인 무기체계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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