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어선 성능, 개방형 기술의 힘…中알리바바 AI, 美앤스로픽 맹추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7:00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지난해 1월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딥시크가 등장해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준 후 중국 AI 기술은 미국의 ‘추격자’에서 ‘경쟁자’로 빠르게 올라서고 있다. 중국 AI 기술은 개방형 구조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폐쇄형 모델 중심인 미국과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을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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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기업들은 최근 불과 8주 만에 최첨단 모델 5개를 잇달아 공개하며 기술 추격 속도를 끌어올렸다. 알리바바의 큐원(Qwen) 3.8-맥스, 문샷AI의 키미(Kimi) K3 맥스, 딥시크의 V4 플래시,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2.5, 즈푸AI의 GLM-5.2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중국 AI는 미국 모델을 모방하거나 비용 경쟁력을 앞세운 ‘대체재’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학·코딩·논리 추론 등 핵심 영역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과 직접 경쟁할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성능 평가 플랫폼 ‘아레나 리더보드’는 지난 1일 기준 미국 앤스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이 1509점으로 1위를 기록했는데 2위인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3.8-맥스(1496점)와 불과 13점 차이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문샷AI 키미 K3 맥스도 1485점으로 구글 제미나이3 프로(1486점), 오픈AI GPT-5.6 솔(1483점)과 사실상 같은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알리바바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큐원(첸원) 3.8-맥스’는 AI 모델 연산 능력인 매개변수(파라미터)가 2조 4000억개에 달하며 한번에 처리할 정보량도 최대 100만 토큰에 이른다. 앞서 지난달 문샷 AI가 내놓은 ‘키미(Kimi) K3’는 2조 800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키미 K3는 미국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인 ‘페이블5’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유했단 평가를 받았는데 알리바바도 모델 규모 면에서 이들과 비슷한 수준이란 분석이다. 파라미터가 많은 대형 모델일수록 복잡한 추론이나 전문 지식 활용, 멀티모달 등에서 더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다.

AI 영상 생성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시댄스는 최근 장편 영상 제작까지 지원하는 ‘시댄스 2.5’를 공개했다. 즈푸AI도 6월 기업용 AI 시장용 모델인 ‘GLM-5.2’를 내놨다. 최근 약 두 달 동안 중국의 새로운 AI 모델 5개가 공개된 것이다. 중국 AI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성능보다 ‘효율성’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딥시크다. 딥시크 V4 플래시는 복잡한 업무 처리 비용이 테스트당 약 3센트(43원)에 불과하지만 앤스로픽 클로드 페이블5는 약 3.15달러(4489원)가 필요했다. 성능 차이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지만 비용은 최대 100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이 때문에 AI 업계에서는 ‘딥시크 데스존(DeepSeek Death Zone)’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중국 AI의 또 다른 무기는 ‘개방형 생태계’다. 알리바바와 딥시크, 문샷AI 등은 오픈웨이트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발자가 모델을 내려받아 직접 수정하거나 기업 환경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 활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가 개방형 운영체제로 세계 표준을 장악한 방식과 유사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비용 효율적인 기업들의 강력한 부상은 전 세계 기업이 AI를 조달하는 방식에 점점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모델은 ‘프리미엄 구독’을 요구하지만 오픈웨이트 모델은 기업이 코드를 무료로 받아 로컬 하드웨어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모델의 확산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AI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최근 사용량 집계에서는 딥시크, 샤오미, 텐센트 등 중국 AI 모델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중국 AI가 곧바로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키미 K3 공개 이후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신규 가입을 제한한 사례처럼 AI 서비스를 대규모로 운영할 컴퓨팅 인프라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도 중국 AI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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