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브라질 대사 비자 취소…트럼프·룰라 갈등 격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전 07:35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주미 브라질 대사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주브라질 미국 대사의 승인을 지연하고 미국 외교관의 비자를 거부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이 브라질의 조치에 대한 상호주의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들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입장을 바꿀 시간을 주기 위해 비자 취소를 여러 차례 미뤘지만 룰라 대통령이 물러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들은 브라질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플로리다주 하원의장 출신인 대니 페레스 주브라질 미국 대사를 승인(agrement·아그레망)하면 비자 취소 결정은 신속히 철회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페레스 대사는 6월 주브라질 미국대사로 지명됐으나 브라질은 오는 10월 4일 대선이 끝날 때까지 그에 대한 승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왼쪽) 브라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왼쪽) 브라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브라질은 페레스 대사의 승인을 미루는 동시에 지난달 라일리 반스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등에 대한 비자 발급도 거부했다. 당시 두 사람이 룰라 대통령이나 브라질의 선거 절차를 비판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미 국무부는 해당 방문이 통상적인 일정이라면서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를 훼손하기 위한 술책이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비자 취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쿠바 등 서반구 관련 정책을 비롯한 여러 사안에서 룰라 대통령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양국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부자를 지지하면서 더욱 악화됐다. 현재 가택연금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아들인 플라비우 상원의원은 오는 10월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의 주요 경쟁자인 야권 유력 후보다.

미 국무부 당국자에 따르면 비자가 취소됐지만 마리아 루이자 히베이루 비오티 주미 브라질 대사가 미국에서 추방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투자은행 BTG팩투알과 여론조사기관 넥서스가 전일 공동 발표한 브라질 대선 지지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노동자당(PT) 대선후보인 룰라 대통령은 결선투표 가상대결에서 46%의 지지율을 기록해 45%를 얻은 자유당(PL) 대선후보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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