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업체 대표 차량에 폭탄 테러 중태…또 후방 뚫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전 08:1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군에 공격용 드론을 납품하는 제조업체 대표가 차량 폭탄 공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후폭풍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후방까지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블라디미르 트카추크(왼쪽) 우랄드론자보드 공동창업자가 2024년 9월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블라디미르 트카추크(왼쪽) 우랄드론자보드 공동창업자가 2024년 9월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드론 제조업체 우랄드론자보드의 블라디미르 트카추크 대표가 전날 우랄산맥 인근 산업도시 예카테린부르크 외곽의 한 소도시에서 차량이 폭발해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함께 타고 있던 운전기사는 사망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차체 뼈대만 남기고 완전히 부서진 차량의 모습이 담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전쟁을 뒷받침해온 러시아 주요 인사들을 겨냥한 일련의 공격 가운데 가장 최근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카추크가 이끄는 회사는 러시아군이 최전선에서 사용하는 광섬유 드론 ‘우피르’를 만든다. 광섬유 드론은 전파 방해에 강해 우크라이나군이 대응하기 까다로운 무기로 꼽힌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모스크바의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5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러시아 내 친전쟁 성향 블로거들과 해외로 망명한 독립 매체들은 알렉산드르 차이코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관의 딸과 사위가 다친 점을 들어 그가 표적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차이코 사령관이 실제 행사에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두 사건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군 수뇌부를 겨냥한 암살이 잇따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말 고위 장성 10명의 경호를 강화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트카추크는 2022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지시한 뒤 군에 드론과 장비를 공급해온 소규모 신생기업 집단, 이른바 ‘인민 군산복합체’의 대표적 인물이다. 2024년에는 푸틴 대통령 앞에서 우피르 모형을 직접 선보였다. 슬라브 민담에 나오는 악령의 이름을 딴 이 드론은 길이 45㎝에 10㎏의 폭발물을 싣고 수십㎞를 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지난 1월 밝혔다. 상당 부분이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되지만 트카추크는 부품의 60%가 러시아산이라고 주장해왔다.

트카추크는 친전쟁 성향 블로거로도 이름이 높다. 텔레그램 계정 구독자는 66만명을 넘는다. 부동산 중개업자 출신인 그는 2023년 우크라이나의 폭탄 공격으로 숨진 또 다른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를 보고 드론 제작에 뛰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계정은 이날 트카추크가 안정을 되찾았으며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알렸다.

한편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키이우와 인근 지역에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퍼부어 최소 17명이 숨지고 44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요격 미사일 부족으로 단 한 발도 막아내지 못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흑해 연안 러시아 휴양지 겔렌지크의 해변에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떨어져 어린이 3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는 배후를 인정하지 않았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