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전광판에 독일 대표 주가지수인 DAX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DAX지수는 2만 60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사진=AFP)
투자자들도 화답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최근 일주일 새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독일 DAX, 영국 FTSE100, 프랑스 CAC40, 스페인 IBEX 등 주요국 지수도 일제히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자금 흐름도 돌아섰다.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유럽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월간 기준 순유입을 나타냈다. 미·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 처음이다. 블랙록도 자사 유럽 주식 상품에 지난달 44억달러(약 6조 2084억원)가 들어왔다며 변동성이 큰 반도체주에서 빠져나오는 “역(逆)모멘텀 자금 배분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업종은 은행이다. 유가 급등으로 금리가 오른 데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트레이딩 수익이 불어난 덕이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분기 순익은 3분의 1가량 늘었고, 스위스 UBS는 17%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스톡스 은행 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 21% 넘게 올라 스톡스유럽600(11.5%)을 크게 앞질렀다. 네덜란드 ASML과 독일 인피니언이 올해 매출 전망치를 높여 잡은 기술주, 고유가 덕을 본 에너지주도 힘을 보탰다.
유럽 증시는 2분기 상당 기간 미 뉴욕증시에 뒤처졌다. 미·이란 전쟁과 호르무즈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유가와 가스 가격이 치솟았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특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국이 전쟁을 끝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약 12만 6990원) 아래로 내려왔다. 유로존 경제도 2분기 0.4% 성장하며 예상을 웃돌았다.
베아타 만테이 씨티 유럽 주식 전략 총괄은 중동 긴장 완화로 유럽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유럽 증시로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고 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들이 ‘반(反)AI 거래’라는 이유로 유럽을 다시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럽 기업 실적은 여전히 미국에 크게 못 미친다.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순익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최근 강세에도 올해 상승률은 S&P500지수가 근소하게 앞서고, 유럽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도 올해 초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에마뉘엘 마콩가 바클레이스 유럽 주식 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은행주 등에 쏠린 “선별적” 수준이라면서도 “단순한 분산투자를 넘어 이 확산세를 떠받치는 펀더멘털이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