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칩은 투자 가치 있는 자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전 10:2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이제 인공지능(AI) 칩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자산으로 봐야 한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사 AI 칩 구매 고객을 위한 총 5000억달러(약 709조2500억원) 규모의 금융 프로그램을 출범하면서 GPU를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되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가능한 자산군’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황 CEO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칩은 생산성이 높고 수명이 긴데다 대체 가능하고 유연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는 다양한 고객이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고, 이용 기업 간 이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블랙스톤, 블랙록(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 부문), 브룩필드자산운용, 골드만삭스, KKR 등 대형 자산운용사 6곳과 손잡고 고객사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엔비디아 GPU를 구매할 수 있도록 5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가에 이번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한 사람이 황 CEO였다고 전해진다.

엔비디아가 기관 신용자금, 보험 펀드 및 민간 자본을 활용해 GPU에 대한 자금 조달을 지원함으로써, 최종 사용자들이 대규모 자기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황 CEO는 “기술용 칩이 투자 가능한 자산군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GPU는 빠르게 가치가 떨어지는 하드웨어로 인식됐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이 같은 통념을 깨고 AI 칩을 금융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황 CEO는 “이 산업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점은 이제 컴퓨터 자체가 전기나 인터넷처럼 사회 인프라의 일부가 됐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컴퓨터를 인프라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차세대 GPU가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AI 칩의 가치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고 CNBC는 짚었다.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로 잉여현금흐름에 압박을 받으며 투자 대비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금융 프로그램이 AI 산업과 주식 시장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월가에서는 이번 금융 프로그램이AI 인프라 자금 조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도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월가 주요 인사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AI 컴퓨팅이 세계 경제의 다음 성장 단계를 이끄는 핵심 자산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우리는 역사적인 AI 투자 사이클의 중대한 전환점에 있다”며 “엔비디아의 컴퓨팅 능력을 기반으로 한 신용 시장을 창출할 새로운 기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AI 컴퓨팅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주택을 평가하듯 금융기관이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자금 조달 가능한 자산군(financeable asset class)’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1970년대 주택담보대출이 등장하고 이후 거대한 금융시장으로 발전했듯이, AI 컴퓨팅도 앞으로 상장한 규모의 금융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은 금융공학의 다음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다”며 “미국이 AI 분야에서 세계 선도국 지위를 유지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자금을 모아 실제 투자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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