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 대모' 베일리 퇴사…터너스 체제 '세대교체' 가속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04:11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애플의 결제·전자지갑 서비스를 20년 넘게 이끌어온 제니퍼 베일리(Jennifer Bailey) 부사장이 오는 10월 퇴사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9월 1일 물러나고 존 터너스 하드웨어 총괄이 새 CEO로 취임하는 시점과 맞물려, 애플 고위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는 신호로 읽힌다.

팀 쿡(오른쪽)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뮤지엄에서 열린 애플TV+ 시리즈 ‘테드 래소(Ted Lasso)’ 시즌4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팀 쿡(오른쪽)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뮤지엄에서 열린 애플TV+ 시리즈 ‘테드 래소(Ted Lasso)’ 시즌4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입수한 사내 메모에 따르면 에디 큐 애플 서비스 총괄은 2014년 애플페이 출시 이후 이 사업을 이끌어온 베일리 부사장의 퇴사 소식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큐 총괄은 메모에서 “제니퍼의 리더십 아래 애플페이는 수억명 사용자의 결제 방식을 더 간편하고 안전하며 프라이빗하게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그는 “10월 말 전환 전 후임 계획을 발표할 것이며, 제니퍼는 전환 지원을 위해 자문 역할로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애플페이는 대면·온라인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 기준 연간 매출이 75억달러(약 10조6110억원)를 넘는 애플의 대표 수익원 중 하나다. 사용자가 아이폰을 계속 쓰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도 꼽힌다. 베일리 부사장이 함께 총괄해온 애플 월렛 역시 신용·직불카드 보관을 넘어 주택·차량·호텔 디지털 열쇠와 신분증까지 기능을 확장해왔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 (사진=링크드인)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 (사진=링크드인)
블룸버그는 이번 퇴사가 애플 내부에서 ‘큰 손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60대 고위 경영진의 광범위한 퇴진 흐름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애플은 수십년간 재직하며 부를 축적한 임원 세대가 동시에 은퇴 연령에 도달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케이트 아담스 최고법률책임자는 올해 은퇴할 예정이고, 리사 잭슨 환경담당 수장은 이미 올해 초 회사를 떠났다. 루카 마에스트리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필 실러 마케팅 총괄은 축소된 역할로 남아 있지만 임기 종료가 머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큐 본인을 비롯해 디어드레 오브라이언 리테일 총괄, 그렉 조스위악 마케팅 총괄도 약 40년간 재직해온 베테랑으로 은퇴 연령에 다가서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최고경영진 교체다. 팀 쿡은 9월 1일 CEO직에서 물러나며, 후임은 하드웨어 총괄인 존 터너스(51)가 맡는다. 블룸버그는 터너스가 취임 이후 추가 인사 조정을 포함해 자신만의 색깔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면서, 그가 최근 은퇴했던 하드웨어 부문 리더 로라 리그로스를 경영진에 다시 불러들인 사례를 언급했다. 이와 별개로 재무·정책 홍보를 담당해온 조시 로젠스톡 기업커뮤니케이션 담당 수석 디렉터도 퇴사한다.

베일리 부사장은 2000년대 초 여러 인터넷 기업을 거쳐 애플에 합류해 온라인스토어 담당 부사장을 지낸 뒤 애플페이 출시를 주도했다. 이후 애플카드 개발·출시, 서비스 사기 방지, 파트너 운영, 기프트카드, 신뢰·안전 업무까지 총괄 영역을 넓혔다. 애플 내 최고위 여성 임원 중 한 명으로 꼽혀왔으며, 신제품 공개 행사(키노트)에서 페이·월렛 신기능을 직접 발표해 온 친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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