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조이는데…대출 한도 높인 베이징 주택 수요 ‘꿈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12:04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부동산 시장 침체에 신음하던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주택 구매 수요가 꿈틀하는 분위기다. 주택공적금을 활용한 대출 한도를 대폭 상향하자 이참에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양상이다.

중국 베이징시에 한 신축 아파트 단지가 세워져있다. (사진=AFP)
중국 베이징시에 한 신축 아파트 단지가 세워져있다. (사진=AFP)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은 지난 7일 베이징에서 새로운 정책이 시행된 후 주말 동안 주택 구매를 문의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12일 보도했다.

앞서 7일 베이징시는 베이징에 호적(후커우)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가구가 5환(5순환도로) 이내 상업용 주택을 구매할 때 요구되던 사회보험·개인소득세 납부 기한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이는 주택 구매 제한 정책에서 2011년 이후 가장 완화된 수준이다.

주택공적금 대출 한도의 상한선은 첫 번째 주택의 경우 기존 120만위안(약 2억5000만원)에서 240만위안(약 5억원), 두번째 주택 100만위안(약 2억1000만원)에서 200만위안(약 4억2000만원)으로 두배씩 상향했다. 우대 조건을 적용하면 최대 340만위안(약 7억원)까지 상향된다.

주택공적금은 직장인이 주택 마련을 위해 회사와 매달 일정액을 내는 장기 적금 형태다. 수요자가 집을 살 때 주택공적금을 통해 대출이 가능한데 한도갸 정해졌다. 이 한도를 상향한단 것은 주택 구매 대출을 더 허용해 준단 의미다.

디이차이징은 이 정책 발표 후 첫 주말인 9~10일 베이징 주택 시장에서 집을 보려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중국 부동산 업체 허숴의 궈이 수석 연구원은 “허숴가 담당하는 프로젝트 기준으로 지난 주말 분양 사무소 방문객 수가 전체적으로 50~60% 증가했고 거래량은 10~20% 가량 늘었다”면서 “새로운 정책의 영향을 받은 단지는 주로 신규 수요 및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5~6환 사이에 위치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창핑구에서 주거 단지를 짓는 룽후관추이 프로젝트 관계자는 “정책 발표 후 방문객이 전주대비 약 37% 증가헀다”면서 “높은 계약금 부담으로 계약하지 못했던 고객들이 주택공적금 대출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장의 부동산 중개 영업사원들도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한 부동산 중개인 장춘(가명)은 디이차이징에 “주말 내내 계속 집을 소개하느라 쉬지 못했다”면서 “베이징 퉁저우구와 창핑구 일부 단지에서 인파가 줄을 서서 집을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정책 수혜를 노리고 있다. 창핑구의 한 분양 단지는 지난 주말 특가 주택 10채를 내놨다. 4베이 구조 아파트의 경우 614만위안(약 12억9000만원)에서 538만위안(약 11억3000만원)으로 인하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도시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하자 주택 구매 제한을 완화하고 주택공적금 대출 한도를 높이며 수요를 진작하고 있다. 베이징은 2025년 12월 주택 구매 제한을 낮춘 바 있으며 상하이와 선전도 각각 올해 2월과 4월에 후속 조치를 취했다.

9월부터는 중국 부동산 성수기인 가을철에 접어드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가 시장 수요 회복에 도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 중즈연구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업무 방침을 밝힌 후 베이징이 이를 적극 이행하고 부동산 정책을 최적화했다”면서 “베이징은 전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중 하나로 시장 심리 회복과 수요 확대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으론 주택 수요 개선의 분위기가 모든 곳에 고르게 미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의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베이징 5환 외곽 프로젝트는 아직 신정책으로 인한 뚜렷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인은 “지난 주말 대부분의 인기 단지에서 집 보기 수요가 크게 증가했으나 평소에 잘 팔리지 않던 단지는 신정책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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