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0년물 4.7%인데…오늘 밤 CPI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후 05:01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휘발유 가격 하락 영향으로 완만한 상승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물가가 둔화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5%에 가까워지는 등 장기금리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6월(-0.4%)의 6년 만의 하락 이후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4%로 6월(3.5%)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낮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64달러로 6월(4.184달러)보다 낮아졌다. 5월 평균(4.609달러)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더욱 크다.

미국 30년물, 10년물, 2년물 국채 그림 추이(이미지=마켓워치)
미국 30년물, 10년물, 2년물 국채 그림 추이(이미지=마켓워치)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6월(0.0%)보다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5%로 예상된다.

미 노동부는 현지시간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미 7월 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학자들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을 “교활한 협상가”라고 비난하며 경제적으로 압박하거나 군사적으로 강경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원 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금융·경제학 교수는 “이번 CPI 발표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정도의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실업률과 물가가 동시에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연준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경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5%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수는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해 베선트 장관이 가장 원치 않는 장기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의 정책 목표는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지만, 베선트 장관은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10년물 국채 금리를 낮추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롯해 기업 대출금리와 회사채 금리, 신흥국 자금조달 비용 등이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주식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져 글로벌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려면 연준이 오히려 강한 긴축 의지를 보여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반대로 연준이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할 위험이 있다.

시장에서는 결국 이번 CPI 발표가 연준의 9월 통화정책뿐 아니라 미국 국채 금리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에 근접할지 여부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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