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러시아가 쏘는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무기로, 현재 미국만 생산한다. 우크라이나의 재고가 바닥나면서 최근 몇 주 사이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급격히 늘었고, 수도 키이우가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우리가 보유한 요격미사일은 지난해보다 2.5배 적다”며 “반면 러시아의 월간 탄도미사일 보유량은 이전의 2배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는 2022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일 밤 공격이 이어지고 한 달에 네댓 번은 대규모 공습이 벌어진다”며 “국민들은 대단히 영웅적이고 강인하지만 지쳐 있다”고 토로했다.
요격미사일이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것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가 크다.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미사일·저가 드론 공격에 대응하느라 수십발을 소모하면서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은 밤마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러시아의 공습에 노출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요격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수백만 통의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매일 겪는 일이 1%에서 5%로 가는 과정”이라며 “무언가를 미사일과 맞바꾸려 애쓰고 있고, 공유조차 할 수 없는 일도 한다. 법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에는 전화와 메시지로 직접, 또 동맹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 확대를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될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생산 라이선스를 주겠다고 밝혔으나, 며칠 뒤 확신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제조사 측이 키이우로 인력을 보내 논의했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받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쟁이 시작된 이래 겪은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동부 돈바스 지역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핵심 질문은 푸틴이 왜 긴 휴지기를 가진 뒤 100만~200만명의 병력을 더 끌고 다시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라며 안전보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은 대규모 점령이나 큰 승리 없이 이 전쟁을 끝내는 방법을 모른다”며 “그에게는 상대가 나토 회원국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몇 달간 사실상 멈춰 선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평화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평화안에 미국 측이 더 많이 관여해줘야 한다”며 “협상을 계속 이어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팀에 감사한다. 푸틴은 지금 전쟁을 멈출 생각이 없고, 그에 대한 압박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최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확인했으나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밴스 부통령이 흑해에 있는 러시아 원유 수출 항구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공격으로 미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