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주식"…美 증시 호황에 은퇴 앞당긴 직장인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전 08:29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주식과 퇴직연금으로 자산을 불린 고령층을 중심으로 조기 은퇴 바람이 불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으로 노후자금에 대한 불안이 줄면서 굳이 일을 더 오래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는 이른바 ‘자산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55세 이상 고령층 중심 조기 은퇴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55세 이상 고령층 중심 조기 은퇴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큐리티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년간 이어진 증시 호황이 미국 고령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40.3%였던 5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달 36.9%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미국 경제 전반이 빠르게 회복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BofA 시큐리티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아디티야 바베는 최근 2년간 S&P500 지수가 35% 넘게 올랐고 2020년 이후로는 두 배 이상 상승한 점을 짚었다.

그는 “주식시장이 보여준 강한 상승세는 일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며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의 사람들에게도 은퇴할 수 있다는 상당한 자신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자산관리 전문가들도 이 같은 분석에 공감하고 있다. 공인재무설계사 캐리 카르보나로는 “수년간 이어진 두 자릿수 증시 상승으로 고객들에게 이전보다 많은 은퇴 선택지가 생겼다”며 “계좌에 쌓인 자산이 불어나면서 ‘더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제 그만 일해도 된다’는 판단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재무설계사 타이슨 스프릭은 “시장이 크게 하락할 경우에 대비해 자산을 분산하고 현금 흐름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 직장인들의 퇴직연금 잔액에서도 이 같은 자산 증가세가 확인된다. Bof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직장인들의 평균 401(k)(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잔액은 12만4250달러(약 1억7500만원)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조사 대상 근로자의 약 3분의 2는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생활 수준으로 은퇴할 수 있을 만큼 저축이 순조롭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보다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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