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미국은 2018년 이후 이란에 2200건가량의 제재를 부과했다. 이 가운데 350건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경제적 분노 작전’에 따른 것이다.
마이크 왈츠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0일 폭스뉴스에서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경제적 분노 작전이 이란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며 이란인들이 폭격은 견뎌내겠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보다 베선트 장관을 더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앞서 폭스뉴스에서 “정부가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고, 우리는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그저 지켜보고 있다”며 “엄청난 물가 상승과 돈이 없다는 사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재 위력이 예전과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미 재무부 제재 담당자 출신인 미아드 말레키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등 제재 회피 통로로 쓰이던 곳들이 이란 자금과 교역에 훨씬 비우호적으로 바뀌고 세계 시장도 이란산 원자재 의존을 줄이면서 기존 제재의 위력이 커졌다”고 짚었다.
백악관 관계자도 제재와 해상봉쇄로 이란이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 전쟁 성과는 없다시피 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에서 물러서지도,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를 풀지도 않았다. 아울러 미국은 북한·쿠바 등에도 수십년간 제재를 가했지만 의미 있는 정치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제재 컨설팅업체 블랙스톤컴플라이언스서비시스의 데이비드 태넌바움 이사는 “정권은 이미 뿌리를 깊게 내렸다”며 “제재가 정권을 바꾸거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전쟁이 남긴 청구서는 미국과 세계경제에 악재로 돌아왔다.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미사일과 저가 드론을 막느라 요격미사일 수십발을 쏟아부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동났다. 이에 우크라이나가 간접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군도 이란의 장거리 드론을 제대로 막지 못해 사상자를 내고 항공기를 잃었다.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상선의 부담도 커졌다. 개전 전 하루 120~140척이 오가던 이 해협은 지난달 하순 통항 선박이 하루 10척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선체 가액의 0.25% 수준이던 전쟁위험 보험료는 7.5~10%까지 치솟았다. 이란은 선박 한 척당 최대 200만달러(약 28억 3800만원)의 통행료까지 걷고 있다.
개전 전날 배럴당 72.48달러(약 10만 2849원)였던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3월 100달러를 넘어섰고 지금도 8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남은 카드는 중국과 인도다. 두 나라는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특히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 다만 거래를 뒷받침하는 중국 대형 은행을 제재하면 다음달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 전선이 열릴 수 있다.
미 해외자산통제실(OFAC) 출신인 제스 호버슨 컬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더 공격적인 전략을 쓴다면 고려할 사항은 양자 차원에 그치지 않고 다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이 위안화로 받은 원유 대금을 쓸 수 있는 통화로 바꿔주는 UAE 환전소도 제재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결정타는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란 석유·석유화학 부문 제재를 추적해온 휴스허버드앤리드의 제러미 패너 파트너는 “그것만으로 이란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겠느냐”며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