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해킹 전면에…대만 정부기관까지 뚫으려 했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후 02:08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대만 정부기관이 지난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외발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격에는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해킹과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 공격이 함께 사용됐다. 대만 정부는 공격 경로와 피해 범위를 조사한 뒤 해당 기관들이 대응을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공격 배후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13일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 디지털부는 지난 7월 정부기관을 겨냥한 ‘비정상적인 공격’을 사이버 보안 감시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가사이버보안연구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조사를 진행하며 여러 차례 보안 경보를 발령했다.

조사 결과 공격에는 해외에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뚜렷한 특징이 나타났다. 해커들은 사람이 직접 공격을 수행하는 방식과 ‘오픈 클로(Open Claw)’ 같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공격을 결합했다고 대만 디지털부는 설명했다.

디지털부는 “공격의 출처와 수법, 영향 범위를 모두 조사했으며 피해를 입은 기관들도 차례로 대응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AI를 이용한 새로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지침을 마련하고 정부기관의 시스템 감시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정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지 않았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도 이번 공격과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대만은 그동안 군사훈련과 허위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등을 중국이 벌이는 ‘하이브리드전’의 일부라고 주장해왔다. 대만 국가안전국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과 은행 등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중국발 사이버 공격은 하루 평균 263만건으로 전년보다 6% 증가했다. 국가안전국은 일부 사이버 공격이 중국군의 대만 인근 군사훈련과 동시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만 정부 발표는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업체 드림(Dream)이 AI를 활용한 대규모 해킹 사례를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드림은 블로그를 통해 AI 에이전트 여러 개가 협업해 아시아의 한 정부기관을 공격하고 로그인 정보와 각종 데이터를 빼낸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드림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들은 나흘 동안 정부 관계자들의 비밀번호 수십 개를 확보하고 대만 법무부의 인사 기록을 탈취했으며 원자력 안전 관련 기관의 취약점도 탐색했다.

드림은 AI 에이전트가 사용한 ‘전체 작업 공간’을 확보해 공격 과정을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이터의 요청에도 관련 데이터와 공격 대상 정부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내용을 처음 보도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림의 조사 결과에 등장한 공격 대상 기관이 대만 정부기관이라고 전했다.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은 최근 기술 발전과 함께 보안업계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는 최신 AI 모델이 공격 대상에 대한 사전 정보 수집부터 시스템 취약점 탐색과 공격까지 빠른 속도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AI 기반 해킹 위협이 최근 수개월 사이 크게 커졌다고 전했다.

다만 AI가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히 독자적으로 공격을 수행한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드 보안업체 셈그렙(Semgrep)의 보안 연구원 크리스 토머스는 이번 사례가 AI를 활용한 해커가 얼마나 빠르게 공격 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하면서도 AI 에이전트의 능력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공격 대상을 선택하고 목표를 정한 뒤 AI에 지시한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100% 자율적인 공격은 아니며 이를 지휘한 유능한 운영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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