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페이코스의 한 주유소에 표시된 휘발유·경유 가격.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제 연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미국 내 경유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사진=AFP)
이날 저녁에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소속 선박 2척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중 공격을 받았다. 회사 측은 UAE 국영 WAM통신을 통해 부상자는 없고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선원 보호와 항행의 자유, 해상 안전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가 공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자신들이 했다고 나선 세력도 없다.
유가는 이날 하락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19% 내린 배럴당 87.9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9% 하락한 82.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하루 멈춘 것으로, 최근 한 달로 보면 오히려 3%가량 올랐고 1년 전보다는 30% 넘게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1740만배럴 늘어 2023년 초 이후 최대 폭으로 불어난 점이 하락 재료가 됐다. CNN은 중국이 비축유로 버티고 미국이 생산을 늘린 점도 요인으로 꼽으면서, 재고가 계속 줄어드는 만큼 유가가 다시 뛸 위험은 남아 있다고 짚었다.
바다 오염도 심각하다. 오만 앞바다에서 새어 나온 기름은 1300㎢까지 번졌다고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CNN에 밝혔다. 오만 당국에 따르면 기름은 좌초된 유조선에서 약 200㎞ 떨어진 오만 본토까지 닿았다. 그린피스의 하넨 케스케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기름이 한 덩어리로 뭉쳐 있지 않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오만 정부는 피해 면적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영국 보안업체 앰브리는 100t이 넘는 장비를 갖춘 선박과 항공기가 투입되는 국제 대응에 자사 인력도 곧 현장에 합류한다면서도, 우기인 몬순 탓에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의 유조선 캐롤라인 베젠기호는 원유 약 80만배럴을 싣고 있었으며, 러시아가 제재를 피해 운용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소속으로 추정된다. 이 배는 지난 6월 6일 오만 영해 밖에서 사고를 겪은 뒤 같은 달 21일 좌초했다. 선상 폭발이 있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사고 성격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이란은 페르시아만 일대 오염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CNN이 위치를 확인한 영상에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케슘섬 해변으로 기름이 밀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미군은 중동에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전단을 보내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교체하기로 했다. 링컨호는 지난해 11월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난 뒤 6개월째로 접어든 이란과의 전쟁을 지원하느라 250일 넘게 작전을 이어왔다. 승조원들의 정신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미 민주당 의원들은 국방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워싱턴을 향해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엑스(X)에 “가짜뉴스보다 나쁜 것은 가짜 정보”라고 적었다. 실제 선박 운항 자료를 보면 지난 10일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8척에 그쳐 전쟁 전 하루 120척 안팎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