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시도 여러 번"…美 항모 9개월째 장기배치 후폭풍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11:54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장기 배치와 승조원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에 대해 미 국방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8개월 반 넘게 해상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필품 부족, 식수 오염, 휴식 부족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급기야 승조원이 바다로 뛰어드는 일까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임무를 수행 중인 링컨호 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링컨호는 약 5000명의 승조원을 태운 항공모함으로, 지난 11월 21일 미국 샌디에이고를 출항했다. 애초 약 7개월간 서태평양을 순항하는 평시 배치였으나, 지난 1월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며 중동에 배치돼 현재 대이란 군사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원래 5~6월쯤 끝날 예정이던 배치가 8개월 반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리처드 블루멘솔 상원의원은 전날 헤그세스 장관과 헝 카오 해군장관 대행에게 질의서를 보내, 이란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USS 링컨호의 장기 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승조원 가족들의 증언을 인용해 “식량 부족, 고장 난 화장실, 곰팡이가 핀 샤워실, 식수 오염, 위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우편 시스템 등 복무 여건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 비행갑판에서 F/A-18E 슈퍼 호넷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사진=AFP)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 비행갑판에서 F/A-18E 슈퍼 호넷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사진=AFP)
앞서 미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타임스는 이번 주 최소 두 명의 수병이 바다로 뛰어내리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수병의 아내는 과도한 업무에 따른 극심한 번아웃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최근 몇 달 동안 여러 승조원이 함정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다고조 전했다.

CNN도 이달 초 링컨호 승조원 한 명이 함정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이에 미 해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해당 승조원은 항공단 수색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으며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링컨호에서 여러 명의 수병이 바다로 뛰어내리려 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장기 배치는 원래도 힘든 일이지만, 임무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을 때는 훨씬 더 견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도 초당적 의회 대표단의 링컨호 현장 시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X를 통해 “의회 대표단은 그동안 전쟁 지역을 방문해 미군의 복무 환경을 점검해 왔다”며 “이번에도 접근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파나마에서 열린 행사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완전히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함정과 승조원, 함장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어떤 임무는 다른 임무보다 더 길어질 수 있지만, 나는 누구보다도 이들 수병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함내 식량의 질이 떨어지고 양도 줄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헤그세스 장관과 해군작전본부는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하며 해당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 바 있다.

링컨호를 교대할 조지 워싱턴호가 언제 도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NYP에 조지 워싱턴호가 링컨호를 교대하기 위해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지 워싱턴호가 최근 인도네시아 해역의 태평양 주요 항로인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서쪽으로 항해 중이라고 전했다.

군함 배치가 길어질수록 미 해군의 전투 수행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속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면 교체 부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장비 고장이나 기능 상실이 잦아지고, 쉬지 않는 임무는 승조원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퇴역 해군 중장인 마이크 프랭컨은 프랭컨 제독은 항공모함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예정된 배치 기간을 수개월씩 반복적으로 연장할 경우 향후 미 해군의 전투 수행 능력 자체가 제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첫 2년 동안의 결정이 이후 2년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