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칼라스 고위대표는 새 제재안이 통과되면 “제재를 받는 러시아 대상의 전체 규모가 즉시 3분의 1 증가할 것”이라며 “모스크바가 전쟁을 끝낼 때까지 압박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새 제재안의 구체적인 대상과 발표·채택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존 EU 제재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1조유로(약 1조160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EU는 지난달 23일 21차 대러 제재를 채택했다. EU 이사회 발표에 따르면 당시 제재 명단에는 개인 48명과 기관·기업 등 170곳을 합쳐 218개 대상이 새로 포함됐다. 이는 최근 4년 동안 단일 제재 패키지에 포함된 신규 지정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21차 제재는 러시아의 금융과 에너지 부문뿐 아니라 제재 회피에 활용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망까지 폭넓게 겨냥했다. EU는 러시아 은행과 주요 금융기관 94곳의 자산을 동결하고 자금 제공을 금지했다. 별도로 러시아 신용·금융기관 33곳을 추가 거래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러시아가 EU 제재를 우회하는 데 활용한다고 판단한 비(非)러시아 은행에도 거래 제한을 확대했다.
가상자산 관련 규제도 강화했다. 조지아와 파나마, 아랍에미리트(UAE), 마셜제도,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등에 있는 가상자산 서비스 플랫폼 14곳에 거래 금지 조치를 적용했다.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가상자산 업체가 있는 제3국을 상대로 관련 서비스를 전면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도 처음 마련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러시아가 원유 수출로 확보하는 수입을 제한하는 동시에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 대한 규제를 확대했다. EU는 제재 대상 선박에 41척을 추가했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정유시설 등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러시아산 원유를 가공하는 러시아 및 제3국 정유시설과의 거래를 금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기존 조치는 무역·금융·에너지·이중용도 기술 등을 아우르며 러시아산 해상 원유와 일부 석유제품의 EU 수입·운송 제한, 일부 금융기관 및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거래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EU는 지난 6월 기존 경제 제재의 적용 기한도 2027년 7월31일까지 1년 연장했다.
이번에 칼라스 고위대표가 예고한 가을 제재안의 핵심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실제로 제재 대상이 현재보다 3분의 1 늘어난다면 지난달 21차 제재에 이어 EU의 대러 압박 범위가 다시 크게 넓어지게 된다. 구체적인 제재 분야와 대상은 향후 EU 회원국 간 협의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