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금리 19년래 최고…‘재정·인플레·AI’ 3중 압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8일, 오후 09:45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경기지표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장기 국채금리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타고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까지 급증하면서 장기채 시장의 수급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일본의 장기금리도 30년 만에 가장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오른 5.31%까지 상승했다.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역시 장기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18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945%까지 오르며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 미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뿐 아니라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연간 2조 달러(약 2824조원)에 육박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서니 사글림베네 아메리프라이즈 전략가는 “투자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미국 부채와 재정 규율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며 “대규모 국채 입찰 때마다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근처 황소상.(사진=AFP)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근처 황소상.(사진=AFP)
AI 투자 확대도 채권 시장에 새로운 부담이다. 주요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필요한 장기자금을 회사채로 대거 조달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가 동시에 오르면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 금리가 높아질수록 달러 자산의 투자 매력이 커지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은 원화 약세와 외국인 주식 매도라는 이중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일본 금리 상승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추가 청산 가능성도 키운다. 현실화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의 변동성은 급격히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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