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친 정보 믿고 재개발 투자하면 낭패" 30년 전문가의 경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9일, 오전 12:11

[이데일리 박지애 김형환 기자] 서울 아파트값 급등과 대출 규제로 2030세대까지 재개발 시장에 뛰어들면서 초기 단계 빌라를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민간도심복합개발 등 정비사업 방식도 다양해지면서 과거 강북권에 집중됐던 재개발 투자 대상은 서울 전역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비사업이 추진된다는 이유만으로 빌라를 매입했다가는 예상했던 입주권을 받지 못하거나 사업 장기화와 추가분담금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영진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본부장. (사진=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제공)
전영진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본부장. (사진=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제공)
18일 이데일리와 만난 전영진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본부장은 재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장애 요인으로 크게 △주민 의견 합치 △각종 인허가 △물리적 공사 기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전 본부장은 30여 년간 재개발·재건축 현장을 취재하고 자문해온 정비사업 전문가다. 현재 민간도심복합개발연합회 사무처장과 재개발연구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어느 사업 유형이던 이 세 가지 장애 요인이 공통된 부분인데 추진위원회 구성이나 주민설명회 개최만 보고 투자하기보다 해당 물건이 실제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지와 관련해 각 단계별로 꼼꼼히 따져보고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재개발 기간을 좌우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 주민 의견 합치를 꼽았다. 전 본부장은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동의를 모으는 데만 5년에서 10년이 걸릴 수 있다”며 “왕십리 뉴타운도 주민 의견을 합치는 과정에만 약 5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장애 요인으로는 인허가를 꼽았다. 정비사업 과정에서는 교육환경평가와 교통·환경·지반 관련 검토 등 다수의 심의와 평가를 거쳐야 해 통상 3년 안팎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철거와 착공 이후의 물리적 공사 기간이다. 최근에는 안전관리 기준과 중대재해 관련 책임이 강화되면서 공기도 과거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전 본부장은 여러 재개발 유형 가운데 현재로서는 신속통합기획이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와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신속통합기획은 별도의 사업법이 아니라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참여해 인허가 절차를 줄여주는 공공지원 방식이어서 기존 재개발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행정 절차를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모아타운은 사업 규모가 작아 추진이 쉬울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여러 구역을 한 꺼번에 모아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현장별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민간도심복합개발과 관련해서는 “성장거점형은 거점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대상지가 제한적이고, 비주거시설의 분양과 운영 계획까지 확보해야 해 적용 가능한 지역이 많지 않다”며 “주거중심형은 아직 구체적인 운영 기준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실효성을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근엔 청년층을 중심으로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가 재개발 정보를 얻는 창구가 언론 기사와 유튜브에 치우쳐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전 본부장은 “기사는 제한된 지면에 정책의 큰 방향을 압축해 전달하다 보니 투자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 받아들일 수 있고, 유튜브는 상대적으로 자세하지만 특정 지역이나 상품의 거래를 유도하려는 이해관계가 개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비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단순한 파편적 정보로 재개발에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사업 단계가 진척됐다고 투자 위험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전 본부장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매물을 살 때 매도자와 가족의 다물권·동일세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구역 내 여러 물건이 하나의 조합원 지위로 묶이면 별도 입주권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본부장은 “등기부등본만으로는 매도자와 가족이 해당 구역 안에 다른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중개업자와 매도자에게 다물권·동일세대 여부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조합을 통해 권리관계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