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아시아 순방 기간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을 마련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시아 순방 당시에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당시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김 위원장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당시 북한 측도 조용히 회담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촉박한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기회로 보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일부 미국 당국자들의 의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나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 이후 북한의 핵무기는 오히려 더욱 강력해졌고 미국을 타격할 능력도 확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북러 관계 강화를 재확인하면서 양국이 함께 “정의를 위한 공동 투쟁의 역사와 소중한 우호의 전통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에 수천 명의 병력을 파견하면서 군 실전 경험도 확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데 이어 연연말 이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은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 수 있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지나치게 양보하는 등 잘못된 거래(bad deal)를 해 한국 등과 같은 역내 동맹국과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한반도를 담당했던 브루스 클링너는 “개인적 관계가 실제로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에 기반해 또 다른 전제적 독재자를 달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를 통해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감안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연합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라면서 “군사훈련이 북한에 완전히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시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대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