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장사 순이익률 9.1% 역대 최고…소비자에 비용 넘겼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9일, 오전 10:5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상장기업의 올해 2분기(4~6월) 순이익률이 9.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분을 제품값에 얹는 ‘가격 전가’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일본 도쿄 시내에 설치된 증권시황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일본 도쿄 시내에 설치된 증권시황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1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사 가운데 3월 결산법인 약 1030곳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1년 전보다 2.7%포인트 오른 9.1%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급반등했던 2021년 2분기(7.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은 14% 증가한 217조 3437억엔, 순이익은 65% 늘어난 19조 7709억엔(약 175조원)으로 둘 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36개 업종 가운데 28개, 약 80%의 순이익이 늘었다.

특히 제조업이 두드러졌다. 17개 업종 가운데 식품을 뺀 전 업종의 순이익이 증가했고, 합산 순이익은 98% 늘어 비제조업(42% 증가)의 증가율을 앞질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면서 전기·소재 업종으로 온기가 번진 덕분이다. 순이익 규모로는 전기기기가 87% 늘어난 2조 9346억엔으로 가장 컸다.

‘AI 특수’의 상징은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다. 2분기 매출은 1년 전의 5.2배인 1조 7671억엔, 순이익은 46배인 8421억엔에 달했다. 순이익률은 48%로 전기기기 업종 전체(12%)를 크게 웃돌았다. 상장사 전체 순이익률 9.1% 가운데 0.3%포인트가 키옥시아 한 곳에서 나왔다. 자동차는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가 부진했지만, 엔저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가 7개사 합계 6000억엔에 달해 수익성을 떠받쳤다.

하지만 사상 최고 순이익률을 떠받친 가장 큰 힘은 가격 전가였다. 이데 신고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 주식전략가는 “기업들은 모든 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을 전가하지 않으면 실적이 나빠진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소비자 쪽에서도 어느 정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이해가 확산했다”고 순이익률이 상승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소비자가 인상 사례가 잇따랐다. KDDI는 지난해 여름 휴대전화 요금을 올린 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4% 늘어난 4400엔(약 3만 9000원)이 됐다. 요금을 올렸는데도 이탈은 크지 않아 스마트폰 가동 회선이 1년 전보다 39만건 늘었고, 2분기 순이익은 22% 증가했다.

JR동일본은 지난 3월 1987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운임을 인상했다. 보통운임 기준 평균 인상률은 7.8%로, 야마노테선 등의 기본요금은 150엔에서 160엔(약 1420원)으로 뛰었다. 그 효과로 2분기 운수사업 영업이익이 24% 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제품값 인상 흐름은 제조업으로도 번졌다. 미쓰비시전기는 가격 개선 효과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새로 썼다. 후지모토 겐이치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추진하는 가격 개선은 단순한 원자재값 전가에 그치지 않는다”며 “수주 단계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노력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스미토모오사카시멘트는 지난해 단행한 가격 인상 덕에 영업이익이 두 배로 뛰었고, 메이지홀딩스도 식품값을 단계적으로 올려 순이익이 50% 늘었다.

상장사들은 내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 순이익이 14% 늘어난 63조 3958억엔(약 561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한 반도체 수요와 현재 환율 수준을 실적 전망에 반영한 결과다.

다만 앞으로는 원자재값과 지정학 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다. 중동 정세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이시 마사하루 스즈키 재무본부장은 “원자재값 상승의 영향이 3분기(7~9월) 이후 커질 것”이라며 내년 3월 결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순이익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AI 수요의 지속성과 함께 환율, 원자재값 흐름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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